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다시 반복된 '무차별' 규제지역 지정 논란

최종수정 2020.11.25 21:31 기사입력 2020.11.25 11:10

댓글쓰기

부산 해운대·대구 수성 등
집값 상승 없는 동까지 모두 규제지역 묶여

국토부 '읍·면·동 단위' 지정 검토

다시 반복된 '무차별' 규제지역 지정 논란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납득이 안 된다는 주민들이 많아요.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해달라고 서명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입니다."(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A공인중개사무소(공인) 대표)


부동산 규제지역 지정의 적정성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경기 김포시와 부산·대구 주요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과정에서 집값 상승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동(洞)이 포함된 탓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남구 용당·우암동 등 일대 주민 사이에는 조정대상지역 지정이 부당하다는 반발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경기 김포시, 대구 수성구도 이들 지역과 함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부산 해운대구의 경우 거래량 급증과 외지인·법인 등 특이주체 매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조정대상지역 지정의 배경이다. 한국감정원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새 해운대구의 집값은 12.6% 뛰었다. 단지 별로는 우동 대우마리나1차 84㎡(전용면적)의 경우 지난해 10월 7억원 수준이었던 실거래가가 지난달 12억9000만원까지 1년 새 두 배 가량 치솟는 등 급등세가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같은 해운대구인데도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곳도 있다. 반송동 삼한그린타운1차 84㎡는 지난 11일 1억975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2018년 3월 2억8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한번도 2억원 이상에 거래된 사례가 없이 2년9개월 동안 1억원 중후반대의 안정적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근 단지 84㎡ 모두 큰 폭의 변동 없이 비슷한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동별 아파트 단위면적당 평균가격을 조사해 공개하고 있는 KB국민은행 자료 역시 8~10월 3개월 간 해운대구 아파트 시세는 9.9%가 뛰었지만 반송동은 오히려 0.6% 하락했다. 해운대구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우동과 중동이 각각 18.8%, 16.2% 급등한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반송동 B공인 대표는 "외지에서 투기 수요가 들어오는 곳도 아니고 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아닌 상황"이라며 "계속해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지역까지 규제지역으로 묶어야 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부산 수영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부산 수영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러한 현상은 해운대구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세 달 간 집값이 4.29% 오른 부산 남구 역시 수영로를 따라 대거 정비사업이 이뤄지며 주거지형이 변동하고 있는 대연동(5.52%)과 달리, 부산항과 인접해 있는 용당동과 우암동은 3개월 간 집값 변화가 없었다. 용당동 용당현대아이파크 84㎡는 2016년 이후 계속해서 2억원 중후반대의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도심과 가까운 지산동(10.55%), 범물동(8.94%), 만촌동(8.55%) 등은 3개월 간 집값이 급격히 올랐지만 도심과 동떨어진 사월동(-0.35%), 매호동(0.75%), 노변동(1.37%) 등은 집값 움직임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이같은 논란은 앞서 지난 6월 6·17 대책을 통해 인천 중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며 무인도인 실미도까지 함께 포함되면서 불거진 바 있다.


국회와 정부도 이러한 비판을 인식해 이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 7월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투기과열지구 지정 단위를 '읍·면·동'으로 법률에 적시하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데 이어 9월에는 조정대상지역도 지정 단위를 읍·면·동으로 하는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10월 국정감사에서 "읍·면·동 단위로 통계 수치를 세분화해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규제지역 지정·해제를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와 관련해 한국감정원이 읍·면·동 단위 주택가격동향 상세조사를 진행 중이다. 연내 중 조사가 완료되면 국토부 차원에서 규제지역 재조정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