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코로나 재확산시 금리인하 여지 있지만…신중해야"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올해 성장률 -1.3%로 대폭 하향 조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경기 충격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 현재 금리 인하에 대한 여력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가 현재 상당히 낮은 수준인데 더 낮출지 여부는 기대효과와 부작용을 따져보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0%로 동결하기로 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국내 재확산 확대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3%로 1.1% 포인트나 내렸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성장률 하향 조정 주요인은 무엇인가. -2%대 성장 가능성도 있는지.

=5월 성장률 전망할 때에는 하반기 들어서면서 글로벌 코로나 19 확산세가 진정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글로벌 코로나 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최근 국내에서 재확산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과 국내 소비의 개선 흐름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딜 것으로 보는게 가장 주된 조정 이유다. 다른 요인은 2분기 수출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다는 점과 예년보다 길었던 장마와 집중호우 등이다. -2% 관련해선 코로나 19 전개 상황과 그에 따른 정부의 대응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상황이 더 개선된다면 전망치가 더 좋아질 수 있고, 상황이 악화된다면 그 숫자를 하회할 수도 있다.

▲이번 성장률 전망치가 5월 비관시나리오 전망치(-1.8%)보다 낮은 이유는.

=5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적으로 이동 제한이 강화된다는 전제 하에 전망을 했다. 하지만 6월 글로벌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각국은 이동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했다. 확진자가 늘면 이동제한 조치 등 방역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드린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어느 정도로 보는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금보다 강화된다면 실물경제 회복세가 제약을 받을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와 환율도 분명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한은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시장 안정화 노력도 계속하겠다.

▲실물경제 충격에 있어 통화정책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한은은 지난 3월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렸고,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는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폈다. 완화적 통화정책 효과는 분명히 나타났다. 적극적인 통화 완화정책으로 금융시장이 많이 완화됐고 외환시장도 안정을 되찾았다. 그 결과 실물경제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데 상당히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효과 측면에서 상이하다. 통화정책은 의사결정은 빠른 반면 효과는 시간을 두고 나타난다. 재정정책은 집행만 하면 효과가 그 즉시 나타나고, 특정 부분을 겨냥한 정책 집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이기 때문에 어디가 더 효과가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적절치 않다. 보건 위기 상황에선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보완적으로 집행돼야 한다.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과 2차 재난지원금으로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 같다. 국채 매입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는지.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국고채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른 국고채 수급 불균형 우려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 금융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고채 수요가 상당히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급상 불균형이 생겨 장기금리 변동성이 커질 경우 국고채 매입을 적극 실시할 계획에 있다는 입장은 전과 다르지 않다. 일드커브컨트롤(YCC)은 가까운 시일 내 시행할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