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깨지고 신청하면 요건 충분"
29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서 밝혀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통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잇따른 사모펀드 투자 피해 사건과 관련해선 송구하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교착 상황에 관한 질의를 하자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딜이 깨지고 아시아나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한다고 가정하면 자격 요건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다만 "기금운용심의회가 최종 결정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대안이 있느냐'는 질의에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이 (인수 성사가) 안되는 것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은 위원장은 "현산은 다시 실사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채권단은 무한정 계속 실사한다고 시간을 끌 수 없으니 답을 달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를 검토하느냐'는 미래통합당 윤재옥 의원 질의에 은 위원장은 "(인수가) 안됐을 때 당장 유동성이 부족하면 결국 정부 돈인 기안기금이 지원하는 것을 기자들이 국유화라고 표현한 것 같다"며 "어쨌든 그런 부분도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사모펀드, 금융당국 책임자로서 송구"
금감원장도 "무거운 책임감 느껴"
은 위원장은 앞서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사모펀드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 빠르게 성장했으나 그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점들이 최근 일시에 불거지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의 책임자로서 (사모펀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는 일부 사모운용사의 불법행위, 자율적 시장감시 기능의 미작동 등에 주로 기인했다고 생각되나 관련 감독ㆍ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금감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그러면서 ▲고위험 금융상품의 판매 및 운용단계에 대한 규율 강화 ▲감독ㆍ검사 강화 및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약속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9월까지의 일정으로 판매사ㆍ운용사ㆍ수탁회사ㆍ사무관리회사 등을 통한 1만304개(지난 5월 기준) 사모펀드 전수점검에 나섰다.
아울러 금감원을 중심으로 유관기관이 두루 참여하는 전담 검사조직을 만들어 2023년까지 3년 동안 모든 사모운용사(지난 5월 기준 233개)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한다.
"디지털 금융, 혁신+보안 균형 노력할 것"
한편 은 위원장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 금융데이터 거래의 활성화 등으로 가속화하는 '디지털 금융혁신'과 관련해 "(시행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와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혁신과 보안의 균형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선불충전금의 외부 기관 예치ㆍ신탁 의무화, 이용자가 지시하지 않은 거래(무권한 거래)에 대한 금융회사의 책임 강화 ▲빅테크의 지급거래 외부청산 의무화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감독근거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중 이런 내용에 관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피해가 큰 소상공인ㆍ중소기업 금융지원과 관련해선 오는 9월30일까지인 대출 만기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를 연장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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