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수요 증가로 CJ제일제당, HMR 매출액 '껑충'
대체 식량으로 라면·과자 수요 급증하며 오리온·농심도 미소
하이트진로, 진로+테라 가정용 판매 호조로 흑자 전환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 보면 점심 걱정, 점심을 준비하다 보면 저녁 걱정이 일상이 됐다. 주부 김정연(40)씨는 최근 한 주를 시작할 때마다 온라인 몰에 들러 즉석밥과 만두, 라면 등을 대량 구매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남편은 재택근무를 하고 초등학생 자녀들은 개학 대신 온라인 강의를 듣게 되면서 집밥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직장인 임두환(33)씨는 재택근무를 마치면 저녁을 차려 먹고 가족과 오붓하게 한잔을 가볍게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며 회식과 각종 모임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집에서도 '최애(가장 아끼는)' 주류 제품으로 등극한 '진로이즈백'과 '테라'를 섞어 '소맥(소주+맥주)'을 제조해 마신다.
◇코로나19 최대 수혜는 간편식= 4일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도래한 가운데 일부 식품기업은 1분기 외려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트렌드에 따라 가정간편식(HMR), 라면ㆍ과자류 등의 1분기 매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HMR 점유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의 경우 코로나19 반사이익의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날 증권ㆍ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5조6371억원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국내 식품 부문 수요 급증과 더불어 가공식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MR시장 점유율은 53.3%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며 "비비고, 고메 등 브랜드의 제품군 확장과 기존 상품군 내 점유율 확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MR 수요가 향후에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돼 연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집콕, 과자ㆍ라면 소비 폭발적 증가= 오리온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과자류 수요가 급증한 데다 주춤하던 해외시장에서의 수요가 개선되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리온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437억원과 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25.4%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이슈는 중국시장에서 오리온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부문의 지난 1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0% 감소했지만 오리온의 파이ㆍ비스킷ㆍ스낵 제품이 중국 내 식품 대체 수요로 부각돼 2월과 3월 매출액은 전년보다 각각 53.2%, 67.3% 증가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베트남, 러시아 등 중국 외 국가에서는 외부 환경 변화보다는 신제품 효과로 호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농심 역시 지난 2월 이후 본격화된 라면 수요 증가에 반사이익을 거둔 식품기업이다. 아카데미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 효과까지 더해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매출도 크게 늘었다. 농심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866억원, 5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7%, 58.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부문별로는 라면 매출액이 3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고 스낵과 음료 부문 매출액은 각각 872억원, 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17.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부문 매출액은 16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생충 수혜를 톡톡히 본 미국시장에서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한 929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집에서도 테라+진로 인기= 주류업계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모임 최소화, 재택근무 등으로 유흥용 수요가 감소해 대다수 기업의 1분기 실적이 고꾸라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진로이즈백 등의 인기가 지속됨에 따라 나 홀로 승승장구 중이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979억원과 35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 흑자 전환할 예정이다. 1분기 말 기준 하이트진로의 맥주와 소주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5.2%포인트, 4.0%포인트 상승한 36.0%, 67.2%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 상승을 주도한 테라와 진로이즈백의 판매 수량은 각각 700만박스, 300만박스를 웃돌 전망이다. 1분기 맥주, 소주 부문 매출액은 1790억원과 2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11.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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