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힘들지만 모국에 기여" 재외동포 기부 행렬…마스크 50만장·성금 3억원 적십자사 전달

상하이·홍콩 한인회, 마스크 각 20만장 기증
광둥성 조선족연합회는 이탈리아 한인회에 마스크 1만장 전달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마스크 기부 캠페인'에서 구세군 관계자들이 기부함을 설치하고 마스크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돕기 위한 재외동포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외교부는 최근 재외동포들이 마련한 물품과 성금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마스크 약 50만장 등 방역물품과 3억원의 성금이 대한적십자사로 전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물품과 성금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대구?경북지역 및 전국 각지의 사회적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일본 및 동남아 지역 동포의 기부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상하이 한인회의 동포들이 기부금을 모아 구매한 마스크 20만장은 인천공항에 도착해 통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상하이 한인회는 당초 마스크 10만장을 기증할 계획이었으나 모국에 방역용품을 기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동포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추가로 이어져 총 20만장을 기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콩한인회는 한-마카오 상호교류협회측으로부터 기증받을 예정인 마스크 20만장을 모국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양보하고 국내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홍콩한인회는 모국이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더 필요로 하는 상황이니 방역물품을 모국에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동포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광둥성 조선족연합회는 최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6만명을 넘어선 이탈리아의 한인회에 마스크 1만장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동포사회간 방역물품 관련 협력이 이루어진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탈리아 한인회는 현지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모국을 돕기 위한 성금모금운동을 진행 중이라고 공관에 알려왔다.

현지에서 방역물품을 충분히 구하지 못하는 소식을 듣고 작은 온정을 보태오거나 다른 가능한 지원방법이 있는지 현지 공관에 문의하는 사례도 다수 확인되고 있다.

독일 지역에서는 주로 70세 이상 고령의 파독 근로자 출신 동포들이 약 2000만원 상당의 성금 모금에 참여했다. 대다수 동포들이 넉넉하지 않은 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이번 모금운동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칭다오에서는 우리 동포의 자녀가 본인의 용돈을 모아 손수 구매한 마스크 50장을 총영사관에 전달하며, 한국에 꼭 보내 달라고 부탁해 온 사례도 있었다. 이 소녀의 기증품은 우리 공관에서 대한적십자사로 전달, 방역물품이 필요한 현장으로 보내졌다.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한인회는 200여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한인회이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시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현지 공관에 성금 800만원을 전달해오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재외공관을 경유해 지원하는 경우 이외에도 대한적십자사 등을 통해 모국에 대한 지원을 해오는 사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외교부는 재외동포사회로부터 소중한 성금이나 방역물품 지원이 있는 경우 국내에서 지원이 필요한 곳에 신속히 나누어질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와 지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