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휴정기 속 주요 재판 오늘부터 시작

사법농단·조국일가 재판 등
재판장 재량으로 재판 재개

서울중앙지방법원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연기됐던 주요 재판이 9일부터 재개된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사법농단, 조국 일가 재판 일정 등이 이번 주 줄줄이 잡혔다. 법원은 20일까지 휴정 기간을 갖기로 했지만, 장기화가 예상되거나 구속 사건인 경우 마냥 미룰 수 없다고 해당 재판부가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은 휴정 기간이라도 독립 원칙에 따라 해당 재판부만이 기일 변경 등 휴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판을 연다. 임 전 차장이 법정에 서는 건 지난해 5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당시 임 전 차장은 재판부가 소송지휘권을 부당하게 남용했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 재판이 중단됐다. 기피신청이 기각되고 코로나19로 서울지법이 특별 휴정에 들어가면서 이날로 기일이 변경돼 다시 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임 전 차장은 휴정 기간이던 3일 법원에 보석 허가 청구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본 재판 하루 뒤인 10일 임 전 차장에 대한 보석심문 기일을 따로 진행할 예정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은 이틀 뒤인 11일 열린다. 이 재판은 애초 4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공판을 이틀 앞둔 2일 기일이 변경된 바 있다.

조국 일가 재판도 다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의 공판을 진행했다. 조범동씨 공판은 당초 지난달 2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기일이 미뤄졌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씨 재판도 같은 날 열렸다.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오후 열린다. 지난달 법원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바뀐 뒤 처음으로 진행되는 재판이다. 신임 재판부는 지난달 27일 이 사건 5차 공판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으로 한 차례 기일을 변경한 바 있다.

서울고법에서는 삼성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32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9일 이 사건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1심에서 재판부는 이 의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나란히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