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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 '판소리 햄릿' 송보라 "1인극 하면서 더 깊이 햄릿을 이해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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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연극·판소리 결합한 '판소리 햄릿' 공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1인극으로 형식을 바꾸면서 햄릿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죠."


소리꾼 송보라(사진)씨가 약 3년 만에 '판소리 햄릿'을 무대에 올린다. 6~7일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공연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연우소극장 근처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판소리 햄릿은 단순히 희곡 햄릿을 작창해 판소리로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송보라씨가 연기를 하면서 판소리도 하는 공연이다. 송보라씨는 전통 판소리 공연에서처럼 한복이 아니라 연극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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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햄릿은 2012년 첫 공연을 했다. 당시에는 연극배우, 소리꾼에 피아니스트와 고수까지 모두 여섯 명이 무대에 올라 연기를 했다. 2015년에는 소리꾼 3명과 배우 1명으로 모두 4명이 판소리 햄릿을 공연했다. 당시 공연에는 '햄릿 자아분열 프로젝트'라는 부제를 달아 4명이 햄릿을 연기하면서 햄릿의 여러 내면을 보여줬다. 2017년까지 4인극 형태로 공연을 하다 이번에 3년만에 무대에 올리며 1인극으로 형식을 바꿨다. 햄릿을 한 명이 연기함으로써 햄릿의 내면을 관객들에게 더 잘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공연이다. 판소리가 원래 1인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통적인 형식에 좀더 가까워진 셈이다.


"2017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판소리 햄릿을 하지 않았는데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던 중에 연출, 기획과 함께 한 명으로 공연을 해보자는 생각이 맞아떨어졌다."


판소리를 흔히 적층 예술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계승, 발전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다양한 유파가 존재한다. 이번 공연의 정식 명칭도 '판소리 햄릿-송보라편'이다. 향후 다른 소리꾼이 판소리 햄릿을 각색해 공연할 수 있는 여지를 둔 것이다.

송보라씨도 2012년 판소리 햄릿 초연 때 작창 작업을 한 후 공연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각색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4인극 형태 때 빠졌던 해적가 부분이 들어간다. 원작에서 햄릿이 덴마크에서 추방당해 영국으로 가던 중 해적을 만나는 대목이다. "햄릿이 해적을 만나는 대목이 판소리 '적벽가' 중 적벽대전 부분과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재미를 살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비중을 크게 늘렸다."


한편으로는 햄릿이 어머니 거트루드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는 '더러운 육체여 녹아버려라'와 같은 대사는 그대로 살려 판소리로 들려준다. 연극과 판소리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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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햄릿에서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오필리어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필리어가 등장하지 않는만큼 햄릿이 직접적으로 오필리어의 죽음을 언급하고 안타까워한다. 송보라씨는 "햄릿이 오필리어를 그리워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오필리어를 보내는 느낌으로 공연한다"고 했다. 햄릿이 오필리어를 잃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더 절절한 감정이 와닿을 수 있다. 송보라씨도 "소리를 하면서 더 진하게 감정이 다가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로 유명한 햄릿은 우유부단한 인물의 전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송보라씨는 햄릿이 우유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단을 내려서 의지대로 행동을 하지만 뜻하지 않게 플로니어스를 죽이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연에서 햄릿이 결심을 하는 부분이 강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송보라씨는 피아니스트가 만든 곡에 작창을 해 햄릿이 결심하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송보라씨는 판소리 햄릿이 원작 햄릿보다는 더 재미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햄릿의 내용을 모르고 와도 그 내용을 알 수 있고 햄릿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또 햄릿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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