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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00억병 팔리는 '하이네켄'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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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147년 역사의 하이네켄, 연간 8조원 어치 팔아
핵심가치 '즐거움' 내세운 각종 마케팅으로 사랑 받아
'책임감 있는 음주문화' 장려…제품 및 홍보 자료, 후원사 광고판까지 홍보

1년에 100억병 팔리는 '하이네켄'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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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녹색 병에 빨간 별이 인상적인 '하이네켄(Heineken)'은 1년에 2500만 HL(헥토리터), 병(캔)으로 환산하면 100억 잔 이상이 팔린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작은 양조장에서 시작된 하이네켄은 147년 동안 190여개국에 판매해 연간 67억7000만 달러(약 8조290억원)를 벌어들이는 세계를 대표하는 라거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하이네켄은 1873년 젊은 사업가였던 제라드 하이네켄(Gerard Heineken)이 암스테르담 맥주 생산공장을 인수한 후 자신의 이름을 따 공장 이름을 지으면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네덜란드에서는 40도가 넘는 진(Gin)이 주로 유통되고 있었고, 맥주는 각광을 받지 못했지만, 제라드 하이네켄은 국제 맥주 전시에서 라거 맥주의 가능성을 보고 독일의 하면발효 방식(저온에서 발효시켜 효모를 가라앉게 하는 방법)으로 라거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저온(9~12도)에서 발효해야 하는 하면발효 방식은 많은 얼음이 필요했기 때문에 냉각시설이 없었던 1870년대에는 겨울에만 한정적으로 맥주를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이네켄은 독일출신 공학자 칼 린데(Carl von Linde)에게 냉각설비를 개발해달라고 요청했고, 1881년부터는 네덜란드 최초로 겨울뿐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생산할 수 있는 맥주가 탄생했다.


하이네켄 하면 빠질 수 없는 'A-이스트(A-yeast) 효모'도 제라드 하이네켄 손에서 만들어졌다. 1886년 제라드 하이네켄은 맥주의 맛을 높이기 위해 루이 파스퇴르의 제자인 하토크 엘리언을 영입해 하이네켄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내는 효모 A-이스트를 개발했다. 당시 파리에서 열린 세계 맥주 박람회에서 최고의 맥주에게 주어지는 '그랑프리'를 받으며 '실력을 검증 받을 필요가 없는' 수준의 맛으로 평가받았다. 이 효모는 지금까지도 하이네켄 맥주에 사용되고 있다.


오디토리엄 하이네켄 [출처 - 유튜브 캡처]

오디토리엄 하이네켄 [출처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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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볼 때 마시는 맥주 '하이네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맛 외에도 하이네켄이 사랑받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마케팅에 탁월한 재주가 있다는 점이다. 하이네켄은 즐거움(Enjoyment), 존중(Respect), 열정(Passion)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데, 하이네켄이 추구하는 이런 가치들은 마케팅에서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은 하이네켄의 주특기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즐겨 마신다는 점을 고려해 1995년부터 스포츠 마케팅을 시작했다. 1995년 유럽 럭비대회인 '하이네켄 컵'을 창설했고, 2005년에는 유럽 축구 리그인 'UEFA챔피언스리그' 공식후원사로 지정됐다. 또 2010년에는 영국 축구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 FC와도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중에서도 하이네켄이 '축구 경기를 볼 때 마시는 맥주'로 명성을 날린 건 2009년 진행한 '오디토리엄(Auditorium)'이란 축구 이벤트 덕이다. 2009년 10월21일 스페일 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AC 밀란의 32강 조별 경기에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이네켄은 이탈리아에서 경기 시간과 동일한 시간에 가짜 클래식 공연을 준비하고 AC밀란의 팬인 연인이나 가족, 직원들을 설득해 이 공연에 오도록 만들었다. 1136명의 축구 팬들은 어쩔 수 없이 이 공연에 끌려와 클래식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경기 시간에 임박하면서 연주자들이 챔피언스리드 주제곡을 연주했고, 무대 뒤 스크린에는 "어떻게 이런 환상적인 경기를 놓칠생각을 했나요? 레알 마드리드와 AC 밀란의 경기, 지금 시작합니다. 함께 즐겨요"라는 자막이 나왔다. 화면에는 '즐거움을 위한 하이네켄(Heineken, Made to Entertain)'이란 자막과 함께 경기 중계가 시작됐다.


이 이벤트는 이탈리아 TV채널로 생중계돼 150만 명이 시청했고, 2주 동안 500만 명 이상이 이 영상을 보기 위해 하이네켄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유명한 배우나 모델 한 명 섭외하지 않고 엄청난 광고효과를 본 셈이다. 하이네켄의 '즐거움'이란 핵심 브랜드 가치를 알리면서도 축구 팬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이 이벤트는 11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하이네켄의 '역대급 이벤트'로 꼽힌다.

(사진 제공: 하이네켄)

(사진 제공: 하이네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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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켄을 즐기자, '책임감' 있게"

하이네켄은 주류회사지만 '책임감 있는 음주문화'를 장려한다. '책임감 있게 하이네켄을 즐기자(Enjoy Heineken Responsibly)'라는 캠페인은 2004년부터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하이네켄은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가별로 술을 구매할 수 있는 연령의 인구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에만 주류 광고를 하고 있으며, 광고 모델도 만 25세 이상만 기용한다. 또한 광고에 모델을 출연시킬 때 성공한 사람이나 매력적인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


또 과도한 음주를 경고하는 광고물을 제작하고 되레 이런 광고물을 홍보할 때 유명 모델을 기용한다. 일례로 국내에서는 2010년 음주운전 예방을 위해 강남경찰서에 등록된 초보 운전자들에게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고 리무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주류 오·남용을 막기 위해 하이네켄은 제품은 물론 홍보 자료, 후원사의 광고판까지 캠페인 문구를 적도록 해 책임감 있는 음주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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