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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케첩의 대명사 '하인즈',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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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지나친 긴축 경영으로 몰락의 길로 향한 '크래프트 하인즈'
시장점유율 80%대 '하인즈 케첩', 신생회사에 밀려 70%대로
전문가들, '밀레니얼 세대' 못 잡은 크래프트 하인즈 전망 '부정적'

지나친 긴축 경영으로 몰락의 길로 향한 '크래프트 하인즈'

지나친 긴축 경영으로 몰락의 길로 향한 '크래프트 하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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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하인즈 케첩은 한때 전 세계에서 매년 6억5000만 개가 팔렸다. 2016년까지 글로벌 소매점 기준 매출액 1위를 기록하며, 미국 내에서는 시장점유율 82%, 영국에서는 60%의 점유율을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2015년에는 크래프트 푸드(Kraft Foods)와의 합병으로 연 매출 280억 달러(약 33조원), 시가총액은 626억 달러(약 73조3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4위 글로벌 식품 공룡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2018년 4분기, 126억 달러(약 14조800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27% 이상 폭락했고, 480억 달러(약 56조2000억원)를 투입해 합병을 주도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30억 달러(약 3조5000억원)를 상각 처리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돈을 썼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왜 위기를 맞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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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자르고 사무용품 구매비까지 관리한 경영진, 결과는 최악

사실 두 회사의 합병 이전 미국 식품 업계는 위기였다. 소비자들은 크래프트나 하인즈에서 판매하는 포장식품이 아닌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을 선호했고, 대형 식료품 회사들은 이를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비용 절감'을 택했다. 그것도 극단적인 자린고비 경영으로 유명한 사모펀드 '3G'가 중심이 돼서 말이다.


2015년 두 회사의 합병 직후 3G는' 제로 베이스 예산편성(Zero Based Budgeting)'을 발표했다. 특정 사업 부문의 예산을 줄이는 방식이 아닌 처음부터 사업 비용을 제로(0)로 가정해 예산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약 2500명의 직원이 이 과정에서 잘렸고, 3G는 여기에 직원들의 출장비, 전기요금, 사무용품 구매비 절감은 물론 직원들에게 제공되던 간식마저 중단됐다.


이런 긴축 경영 덕에 2017년까지 아낀 비용은 17억 달러(약 2조원). 2년 동안 실적 부진을 겪었던 크래프트 하인즈는 2017년 110억 달러(약 12조9000억원) 순이익을 내며 실적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2010년 등장한 유기농 케첩 브랜드 서 켄싱턴(Sir Kensington’s)

2010년 등장한 유기농 케첩 브랜드 서 켄싱턴(Sir Kensingt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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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에만 몰두한 탓에 연구개발은 뒷전이었다. 대학을 막 졸업한 학생 두 명이 2010년 창업한 유기농 케첩 브랜드 '서 켄싱턴(Sir Kensington’s)'이 하인즈 케첩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창업 9년 만인 2017년에는 유닐레버(Unilever)가 켄싱턴을 1억4000만 달러(약 1640억원)에 인수하면서 막강한 자본력까지 갖추게 됐다.

이렇듯 서 켄싱턴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건강과 신선식품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신제품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었지만 크래프트 하인즈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 맞는 전략도, 신제품도 없었다.

'트렌드에 뒤처진 진부한 브랜드'

경영진은 뒤늦게 신제품 개발에 투자해 설탕을 줄입 케첩 등 신생 브랜드들에 대항할 제품들을 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블룸버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내 소비자들은 시장에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면 새로운 제품을 구입해보고, 마음에 들면 그 제품만 구입하며 기존의 제품을 더이상 구매하지 않는 패턴을 보인다. 즉 하인즈는 더이상 오리지널 케첩 하나만으로 시장을 지킬 수 없다는 뜻이다.


하인즈 케첩이 여전히 70%대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의 힘을 과시하고는 있지만 점유율은 감소 추세다. 이미 지난 5년 동안 5~6%p 점유율이 감소한 데다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은 이미 하인즈를 외면한 상황이기 때문.


실제 전문가들은 하인즈가 어떤 신제품을 내놓아도 과거 명성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인즈가 전통의 강자로 대중적인 케첩 시장을 점령한 것은 맞지만, 앞으로의 경제활동을 이끌어갈 밀레니얼 세대까지는 점령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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