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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의 비밀]하이네켄은 '빨간 별' 때문에 불매운동까지 겪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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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켄 초창기 로고와 최근 로고

하이네켄 초창기 로고와 최근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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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146년 전통을 자랑하는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은 전 세계 192개국에서 한 해에 25억 리터가 팔릴 정도로 명실상부 최고의 맥주로 불린다. 그런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이네켄은 로고에 그려진 '빨간 별' 때문에 불매운동은 물론 일부 국가에서는 법정 공방까지 오간 적이 있다. '빨간 별'이 뭐가 문제가 된 걸까.


하이네켄은 186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탄생했다. 초록색 라벨에 오각의 별 모양 로고는 1884년부터 사용해왔다. 초록색은 하이네켄이 독자적인 색상을 사용 중인데, 이 색은 하이네켄 맥주 맛을 내는데 필요한 '인내'와 '끈기'를 상징한다고 한다.

또 별 모양은 변함이 없지만 색상은 수없이 많은 변화를 겪었다. 초창기 로고는 검은 테두리의 흰색 별이었고, 빨간색과 다시 흰색, 또다시 빨간색이 되기를 반복했다. 1930년대 하이네켄은 처음으로 흰색 별을 빨간 별로 변경했는데, 1940년대에 다시 검은색으로 바꿔야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결 당시 몇몇 국가들이 하이네켄의 빨간 별이 나치의 공산주의를 상징한다고 비난했고, '나치를 지지하는 기업'이라는 루머로 하이네켄을 불매하자는 움직임까지 일어났다.


하이네켄은 어쩔 수 없이 다시 검은 테두리의 흰색 별로 색상을 변경했고 1960년대에 들어서 검은 테두리를 빨간 테두리로 바꾸긴 했으나 40여 년 동안 별을 빨간색으로 채울 수 없었다. 그러다가 소련이 붕괴된 1991년 이후 하이네켄은 드디어 빨간색으로 칠한 별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헝가리는 여전히 하이네켄의 로고를 비난하고 있다. 2005년에는 헝가리 한 시민단체가 하이네켄의 빨간 별 상표 사용 금지 소송을 제기했으나 하이네켄의 로고가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또 2017년에는 헝가리 정부가 하이네켄의 빨간 별이 공산주의 시절 전체주의를 상징하는 빨간 별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이 상표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기까지 했다.

하이네켄 측은 공산주의와 관련이 없다는 뜻을 지속 밝혀왔다. 로고 속 별은 과거 중세시대의 양조사의 별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맥주가 발효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없었던 중세시대 당시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맛을 좌우하는 것은 모두 '신'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고, 맛없는 맥주가 만들어지면 악마의 저주가 깃들어 있다고 여겼다. 맥주를 악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육각의 별인 '헥사그램(Hexagram)'을 그려넣기 시작한 게 하이네켄 별 모양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삿포로나 에스트렐라, 뉴캐슬 브라운에일 등 많은 맥주 제조사들이 별 모양을 로고에 그려 넣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이네켄 빨간 별의 다섯 개 꼭짓점이 의미하는 바도 각각 다르다.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Malt), 홉(Hop), 물(Water), 효모(Yeast)와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마치 마법 같다고 해 마법(Magic)의 의미를 담았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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