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년만에 안보회의에 국방장관 파견…"미국 견제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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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이 8년만에 처음으로 아시아안전보장회의(샹그릴라회의)에 국방장관을 파견한다.

샹그릴라회의를 주관하는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22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 격)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이 장관의 연설 주제는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역할'이다.

샹그릴라회의에는 중국과 무역 뿐 아니라 군사적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의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지명자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미·중 국방장관 간 별도의 회담이 진행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자 안보회의인 샹그릴라회의에 중국이 국방장관을 보내는 것은 지난 2011년 량광레(梁光烈) 당시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의 참석 이후 8년만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양국간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아·태 지역에서 미국을 견제하고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웨이 장관은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대표단을 이끌고 샹그릴라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웨이 장관의 샹그릴라회의 참석이 경제에서 군사, 안보에 이르기까지 미·중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성사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웨이 장관을 보내는 것은 중국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빈번하게 펼치면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베이징 싱크탱크인 판골연구소의 안강 연구원은 "이번 샹그릴라회의는 미중 간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과 포괄적으로 경쟁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데, 미국이 국제포럼에서 중국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중국 국방장관이 이례적으로 파견된 것도 이러한 배경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무역전쟁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이 미국과 대화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쉬광위(徐光裕) 중국 군축감군협회 선임연구원은 중국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샹그릴라회의는 미국에 더 우호적이지만 중국은 웨이 장관을 보냄으로써 양국간 긴장관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계속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 역시 "전 세계가 미·중 간 가능한 모든 만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미국의 섀너핸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만큼 중국도 동급의 인사를 파견해 대화하겠다는 의지와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