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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닭은 웁니다…키울수록 손해, 사료값도 부담 '농가의 비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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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농가…팔면 팔수록 밑지는 장사
수입량 사상최대…도·소매 가격 뚝
계란값 계속 떨어져…닭값도 25% 뚝

돼지 우리. 기사와는 상관없음.

돼지 우리. 기사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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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선애 기자] "돼지 한 마리 사육에 한 두푼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제 값도 받지 못하고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형편이 너무 어려운 양돈농가는 도산할 수 밖에 없어요."(전북 남원 양돈농장 A대표)


"최근 공급 증가로 계란 가격이 하락되면서 산란계 농가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어요. 사료비값이 많이 올라 외상 기간도 길어지면서 인근 농가 중에서는 파산위기에 처한 곳도 많습니다. " (경북 영주 산란계농장 B대표)

소비둔화와 공급량 증가로 돼지고기와 계란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사육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출하가격으로 양돈ㆍ산란계 농가들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밑지는 장사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에도 가격 회복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돼 농가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농촌진흥청 및 양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15㎏ 돼지 한 마리의 평균 가격은 27만1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농가에서 돼지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들어간 생산원가는 평균 36만7000원. 한 마리 출하당 9만원가량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완주에서 양돈농가를 운영 중인 최운수(66ㆍ가명)씨는 "돼지 한 마리를 키우려면 사료비용에다 각종 관리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가는데, 가격이 떨어질대로 떨어져 사료값 감당하기도 버겁게 됐다"고 푸념했다.

대형마트의 삼겹살 할인행사. 기사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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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도ㆍ소매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대한한돈협회와 농협중앙회 등이 발표한 돼지고기 가격 지표에 따르면 2월 돼지 평균 도매가격(탕박 기준ㆍ1㎏)은 31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11원보다 23.5% 하락했다. 지난해 전체 평균 4302원보다 26.9% 떨어진 수준이다. 이달 평균 도매가격도 3656원을 기록, 지난해 전체 평균보다 15% 하락했다. 소매가격도 내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25일 기준 돼지고기(삼겹살 국산냉장, 중품ㆍ100g) 가격은 1725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96원보다 4.0% 하락했다. 5년 평년 기준으로는 8.7% 떨어진 가격이다.

돼지고기 가격하락은 수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돼지고기 소비량은 123만t으로 2017년보다 5만6000t 늘어났다. 2016년과 비교하면 13만여t 더 소비했다. 수입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46만t으로 사상 최대였다. 국산 돼지고기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6%까지 떨어졌다. 시장점유율이 70% 이하로 떨어진 것은 구제역 등의 상황을 제외하고는 지난해가 처음이다.

생닭. 기사와는 상관없음.

생닭. 기사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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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계 농가의 사정도 비슷하다. 계란 가격은 계속 하락하는 반면 생산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계란을 더 낳을 수 있는 닭을 도축하는 농가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산하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산란 성계(노계) 도태 마릿수는 전년 대비 36.6% 증가한 904만마리를 기록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60.4%나 증가한 수치다. 월 평균 약 450만마리가 도태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농업관측본부는 "경영비(10개당 1062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계란 가격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산란 성계 도태 의향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산란계는 태어난 지 20개월이 지나면 생산력이 떨어져 도축되는데, 이 과정을 도태라고 부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농가들은 21~22개월은 돼야 노계를 도태시키곤 했지만 이 기간이 올해는 19.1개월로 줄었다. 20개월이 채 되지 않아도 산란계를 도축하는 것이다.

기사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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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농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란값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달 계란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20.3% 하락한 10개당 711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계란 산지가격이 699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7% 상승했지만, 여전히 평년(1182원)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연초 1㎏당 2000원까지 치솟았던 육계 가격도 이달 들어 1560원까지 하락했다. 3월1~22일 생계유통가격은 축산물품질평가원 기준 156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당 2107원이었던 생계 유통가격이 3개월만에 25% 하락한 셈이다.


향후 가격회복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KREI 관계자는 "올 4~8월까지 돼지 사육마릿수가 꾸준히 늘면서 등급판정 마릿수 예상치 역시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693만 마리로 여름까지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육계 도계 마릿수 역시 1% 내외로 증가하면서, 내달 육계 가격은 1㎏당 1300~1500원 사이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농업관측본부는 6월에는 육계 가격이 1㎏당 1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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