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장에 입장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5일 오후(한국시간) 발표되는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 중 한 명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에게 상을 줄 생각조차 해선 안된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비판 칼럼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WP는 이날 '친애하는 노벨위원회에게: 김 위원장에게 상을 줄 생각조차 하지 마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김 위원장의 평화상 수상은 노벨위원회의 명성을 얼룩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WP는 "김 씨일가의 반인륜적 범죄를 간과하지 않고 북한의 고립을 끝내면서 호전성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민주적으로 선출된 리더인 문 대통령을 인정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면서 "아니면 노벨위원회는 유엔난민기구, 러시아의 신문 노바야가제타 등을 기릴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럼에도 (노벨상 수상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김 위원장이 수상하는 것은 이미 불안한 노벨위원회의 명성을,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세계적 위상을 약화시켰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얼룩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저지른 인류에 대한 범죄를 간과해선 안된다"며 "김 위원장은 권력을 잡은 후 4차례의 핵실험과 수십차례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미국, 이스라엘, 일본, 유엔, 호주 등을 위협했다. 올 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평양을 폭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역사적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2차 회담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양측은 쉽게 (회담에서)돌이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영국의 도박사이트 나이서오즈(Nicer odds)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배당률은 최저 1.83에서 최고 2.50(EU기준)으로 가장 낮다. 배당률이 낮으면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도박사이트 래드브록스(Ladbrokes) 역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수상 확률을 가장 높게 바라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공동 또는 단독수상), 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이끈 카를로스 푸지데몬 전 수반, 유엔난민기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의 순이었다.
다만 도박사들의 관측과 달리 아직까지 비핵화 협상이 초기단계인 점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올해 평화상 후보는 331명으로 1901년 첫 시상 후 두번째로 가장 많다. 이밖에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하는 데 기여한 국경없는 의사회와 인도주의 단체 SOS메디테라네, 성폭력 폭로 캠페인을 시작한 타라나 버크, 콩코에서 집단성폭행 피해자들을 돕는 활동을 해 온 의사 드니 무퀘게, 에티오피아의 공식 종전선언을 끌어낸 아비 아메드 총리도 거론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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