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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적은 여자?…극단적 페미니즘에 반격 나선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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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했던가. 최근 한국을 휩쓸고 있는 페미니즘ㆍ미투 운동에 대해 남성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사이 여성들이 비판과 대안 제시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홍대앞 몰카 반대 시위나 워마드 등 극단적 페미니스트들이 패륜적 행위, 남성 혐오, 과도한 피해 의식으로 사회를 오히려 후퇴시키고 있다며 남녀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투 캠페인도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몇몇에 의해 이용당하는 등 왜곡됐다며 '진실'이 더 중요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작가 겸 사회운동가 오세라비(61·본명 이영희)씨가 대표적 사례다. 그는 지난 7월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라는 책을 펴내는 등 현재 한국 사회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페미니즘의 문제점에 전면 반박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학 전문가ㆍ학자들이 "과도기적으로 필요하다, 그럴 수도 있다"며 워마드 등 극단적 페미니스트들의 행위를 옹호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그는 한국의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을 향해 "시대에 뒤떨어졌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일갈한다. 모든 것을 남자 탓으로 돌리는 급진적 페미니즘은 이미 50년 전인 60년대 후반 미국에서 잠깐 나타났지만 "남녀 차별 해소 및 사회 갈등 해소에 도움이 안 된다"는 비판을 받으며 사라졌는데, 이제와서 그것을 세계적 흐름인 양 추종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남녀 평등 수준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그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엔개발계획(UNDP) 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10번째로 성평등한 나라다. 우리나라처럼 여성이 고학력인 나라가 어디 있나"며 "가사결정권 대부분이 여성에게 있는 게 우리나라다. 결혼하지 않을 권리, 임신하지 않을 권리, 다 누리고 있다. 그런데 자꾸만 성차별이 심각하다고 말한다"라고 진단했다.
작가겸 사회운동가 오세라비(본명 이영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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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현재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이 오히려 사회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씨는 "‘백래시(backlashㆍ반발)’가 다른 게 백래시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페미니즘 운동 자체가 사회를 후퇴시키고 있다"라며 "모든 사안을 페미니즘으로 재단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성은 피해자, 남성은 가해자’라는 요술지팡이를 언제까지 흔들어댈 건가"라고 주장했다.
오씨는 이에 따라 남ㆍ녀간 상호 협력을 통한 사회 개혁, 탁상공론으로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여성과 남성이 협력하고 연대해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상호 협력하자는 거다. 언제까지 이분법으로 세상을 볼 건가"라며 "일부 여성학 교수들의 ‘강단 페미니즘’, 페미니즘으로 돈을 벌려는 ‘직업 페미니즘’, 오직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달려가는 ‘정치 페미니즘’ 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단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고은-최영미’ 시인 미투 논란에서도 여성 문인들이 목소리를 높여 관심을 끌고 있다. 소설가 윤정모, 시인 차옥혜씨 등 여성 문인 36명은 지난 7월 초 서울시의 최영미 시인에 대한 성평등 대상 수상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고은 시인의 성추행 여부에 대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사실 확인ㆍ조사를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최 시인에게 상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들 중엔 최영미 시인의 폭로 글 ‘괴물’에 ‘술집 마담’으로 등장한 한복희씨도 포함돼 있었다. 한씨는 이와 관련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고은-최영미 시인간 재판에 대해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 시인이 ‘괴물’에서 묘사한 고은 시인의 성추행은 본적도 없고 사실이 아니며, 자신이 ‘아유 선생님도 참’이라고 말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한씨는 재판에 대해 "아직 증인으로 오라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먹고 살기 바빠 생각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증언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유명 대중 문화인 A씨의 미투 논란의 경우도 여러 여성들이 A씨를 적극 거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한 여성 활동가는 "A씨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지지 글을 올렸다가 ‘피해자’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및 저작권 위반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A씨와 일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만나고 했지만 성추행이나 성희롱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파악했다"며 "자칭 피해자 측이 주장하는 사실에 의문이 있고, 그 밖에도 여러가지 이상한 정황이 포착돼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로 왜곡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 A씨와 같은 분야의 동료 여성들도 A씨에 대한 지지 글을 올렸다가 함께 소송에 휘말리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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