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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백년(權不百年) 기축통화, 달러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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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글로벌 기준통화, 가상화폐· 위안화· SDR 등 주목

[아시아경제 김희욱 전문위원] 미국이 오는 12월 금리를 추가 인상할 확률이 90%에 육박한 가운데 이와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특히 1400조원의 가계부채를 안고 있으며 도매상 격인 은행권의 달러 차입비중이 크다는 약점을 동시에 가진 한국경제의 상황은 더욱 그렇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가장 큰 반응을 보인 것은 바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주가와 달러가치였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지지율 하락과 함께 '트럼프 랠리'의 상승분도 대부분 반납됐지만 그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의 화두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의 성공여부가 달러화 가치에 투영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이 기축 통화국이 된 것은 1920년이었다. 화폐를 찍어 전 세계에 공급하는 기축통화국은 '쌍둥이 적자(무역수지, 경상수지 적자)'의 운명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축 통화국으로서의 장점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해당국의 중앙은행 수지타산 측면에서만 보면 '세뇨리지(Seigniorage)' 역시 무시할 수 없이 큰 수익원이다.

세뇨리지란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얻는 주조차익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Fed가 100달러 지폐를 발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여기에 드는 용지와 잉크 등 비용의 나머지는 고스란히 Fed의 수익으로 적립된다.

그렇다면 올 해 세 번째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은 언제까지 기축통화국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1945년 브레튼 우즈체제와 함께 첫 공식 인정을 받은 미국은 현재 기축통화국의 평균 수명 94세를 넘긴 96세가 되었다.

금융역사상 기축통화의 평균수명은 94세다. 과거 기축통화 유지기간을 살펴보면 포르투갈(1450~1530년)이 80년, 스페인(1530~1640년) 110년, 네덜란드(1640년~1720년) 80년, 프랑스(1720~1815년) 95년, 영국(1815~1920년) 105년이었다.

과거의 통계대로라면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도 막판에 가까워온 셈이다. 특히 지난 2016년, 상품시장 결제 통화인 달러화를 대신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는 위안화로 거래한다고 발표한 러시아와 중국의 '탈(脫)달러화 연대'가 발표돼는 등 달러에 대한 도전도 등장했다.

위안화는 IMF의 표준인출권(SDR) 편입으로 기축통화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현금처럼 이용이 가능한 각종 포인트나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가 달러화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글로벌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수명이 트럼프를 만나 다소 연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럴수록 트럼프는 달러패권을 지키는데 더욱 매진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미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 설치 행정명령과 북미자유협정(NAFTA) 폐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결정 등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는 2008년 금융위기 수습 과정에서 약 4조달러(약 4540조원)의 자금을 풀어 월가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따라서 현재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이끄는 통화정책 '정상화(normalization)'는 그동안 사들인 국채와 모기지 채권(MBS) 등을 다시 팔아 시중의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결자해지'의 차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본국회귀 정책과 Fed의 긴축은 모두 달러가치 상승 요인이다. 달러가치의 상승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실질이자율 인상과 연결된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의 움직임에 '심상치 않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금리인상 전망이 강화될 때 마다 달러가치가 조금만 올라도 외환시장에는 여지없이 달러 매도매물이 등장해 상승세를 꺾어 놓는 것이다.

사실 정부 부채가 많은 미국에게 있어 자국통화인 달러화의 약세는 나쁠 것이 없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의 위상은 강화하되 급격한 평가절상 또한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올 해 총 3회 금리인상이라는 다소 매파적인 Fed의 날갯짓에도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김희욱 전문위원 fancy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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