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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경제학]'저금리 탓' 눈총받는 한은…셈법은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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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경제학]'저금리 탓' 눈총받는 한은…셈법은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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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이어 양적긴축에 들어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인상 시기를 놓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고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저물가에 북핵 리스크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미국을 따라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한국은행의 셈법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부터 양적긴축에 들어갔다. 연준은 연내 한차례 더 금리인상을 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면 2007년 8월 이후 10년 만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 수준이 역전된다.

연준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현재 한미 간 기준금리는 같아졌다.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된다면 글로벌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있고 외화표시채권 조달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이는 곧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진다는 의미기도 하다.

최근 한은이 미국에 맞춰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것도 이런 해외 상황에서 비롯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추가로 올리고 조만간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도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이미 예견된 상황에서 점진적으로 시행된다면 파급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시기와 속도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며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추세에 맞춰 국내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간 금리역전이 발생할 경우 국내 외국인 투자자본의 유출이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유지하고 통화스와프도 확충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가계부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한은이 미국을 따라서 빠르게 금리를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고 있고 소비는 부진하다. 가계부채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북핵 리스크도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데 금리까지 올리면 부정적인 파장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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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1일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계획은 전반적인 시장의 예상"이라면서도 "국내 경기와 물가 경로가 중요한데 북한 리스크가 있으니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그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미달해도 금리 인상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인천에서 열린 기자단 워크숍에서 물가가 낮아도 금리를 올리겠냐는 질문에 "지금 물가 수준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기적 흐름을 보고 경기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완화정도 조정은 검토할 수 있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우리는 신축적 물가안정 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다"며 "이는 현재 물가상승률이 낮아도 중기적 시계에서 목표 범위에 든다면 경기라든가 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두고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에 관한 질문에도 "외국인 투자자들 경계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본격적으로 국내 채권을 매도하는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같은 중장기적 시계를 가진 기관도 자금유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시장 심리가 조금 움츠러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필요하면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불확실한 대외여건으로 인해 시장에 금리인상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줄 때는 아니라고 봤다.

이달 19일 예정된 금통위 회의와 관련해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지난달에서 더 나아가 어떤 메시지를 줄 여건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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