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추석 인물 열전]②전국 발칵 뒤집은 '아리랑'의 나운규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1일은 91년 전 전국 발칵 뒤집은 '아리랑' 개봉한 날

영화 '아리랑'

영화 '아리랑'

AD
원본보기 아이콘

"나는 이제 무엇을 위하여 살며 무엇을 위하여 죽으리까. 오로지 영화만을 위하여 살았고 영화만을 위하여 돌아가신 거룩한 당신의 영혼이 영원히 행복함을, 눈뜬 잠을 자고 있는 나는 속마음으로 축원하나이다." 80년 전인 1937년 월간지 '삼천리'에 실린 글이다. 여배우 신일선은 서른다섯의 젊은 나이에 나운규가 세상을 떠나자 절절한 안타까움이 담긴 이 글을 기고했다고 한다. '오직 영화만을 위해 살았던' 나운규의 대표작은 '아리랑'이다. 그는 한국 영화의 효시로 평가받는 이 영화의 감독, 각본, 주연으로 활약했다.

1일은 나운규의 '아리랑' 개봉 9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일제강점기였던 1926년 10월1일 이 영화는 서울의 단성사에서 개봉됐다. 흑백의 무성 영화였지만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은 목 놓아 울며 아리랑을 따라 부를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나운규는 이 영화에서 실성한 대학생 영진으로 출연한다. 극중 그의 친구 현구와 영진의 여동생은 사랑에 빠지지만 친일파 기호가 여동생을 겁탈하려고 하고 이 과정에서 영진이 낫으로 기호를 죽이고 일본 경찰에 잡혀가는 것이 대략의 줄거리다. 잡혀가는 영진을 보내며 사람들은 아리랑을 부른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일제강점기에 핍박받던 민중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해진다. 주인공이 실성한 채 등장하는 것은 나라를 잃어 제 정신일 수 없는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고 풀이됐다. 영화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 항일 정신을 고취시키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한다. 주제곡으로 사용된 아리랑도 저항 의식과 민족혼을 일깨웠다.

당시 한 일본어 영화잡지는 "그 작품 안에는 어떤 꿈이 깃들어 있었다. 그 소중한 꿈에 감동을 받았다"는 평을 소개하기도 했다. 1946년 발행된 '예술통신'이라는 잡지에는 미국서 영화를 전공한 전문가가 "20년 전 작품이라는 '아리랑'을 봤는데, 세계적으로 내놓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해방 직후 국내에 '아리랑' 필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에는 원본 필름이 남아 있지 않고 일본의 영상수집가 아베 요시시게가 원본 필름을 소장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리랑 원본 필름 되찾기 운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두용 감독은 나운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현대적 감각으로 '아리랑'을 만들어 2003년 개봉하기도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