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박삼구 회장 자금조달 여부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에게도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돌아서면서 금호타이어 매각의 향방은 박 회장의 인수자금 조달 여부에 달리게 됐다.
양측이 맺은 계약에 따르면 매매계약 종결 시점인 9월23일 기준으로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하면 더블스타가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고, 당장 9월23일까지 흑자로 돌아서기는 어려워 계약 해지 조건은 사실상 충족돼 있다.
가격 조정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작업 완료 시점은 연말께로 늦춰지고 경영권 인계는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박 회장이 권리를 행사할 경우 금호타이어는 최종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으로 넘어가지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못할 경우 더블스타 품에 안긴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에 대해 박 회장측은 "채권단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해오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박삼구 회장이 강한 인수의지를 밝혀온 만큼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회장이 8000억원대의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다. 앞서 박삼구 회장은 컨소시엄 허용이 전제되지 않으면 전략적 투자자(SI)를 모을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채권단은 우선매수권이 박삼구 회장 개인에게 부여된 것이어서 컨소시엄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더블스타의 가격 인하 요구로 매각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만큼 컨소시엄 불허를 고집하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매각가격까지 낮춘 상황에서 불허 입장을 고수할 경우 정치권과 금호타이어 노조측의 불공정, 헐값 매각 시비에 휩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준다고 해도 박삼구 회장이 자금조달에 성공할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에 나서는 방식을 채권단에서 허용한다고 해도 박 회장이 8000억원대의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관건은 박 회장의 자금 조달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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