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편의점도 판매 재개
안전성 확인된 제품부터 순차적으로 취급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내가 일부러 계란판을 위에다 꺼내놓고 장사를 한다고. 문제없는 계란이라고 보여주려고".
16일 서울 명동에서 계란을 통째로 넣는 철판요리를 판매하던 상인 김모씨는 매대 높이의 의자 위에 몇 판씩 쌓여있는 계란을 손으로 가리켰다. 옅은 갈색의 계란 표면에는 '○○농장'이라는 코드가 찍혀있다. 정부의 조사결과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나 비펜트린이 검출됐다고 밝힌 농장의 것이 아니었다.
외국인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명동의 한 토스트 가게. 이날도 10여명이 줄을 서서 토스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요 고객이 계란파동에 비교적 무감각 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이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뿐 아니라 계란 없이 만든 토스트를 판매하기는 어려워 파동 이후에도 장사는 계속 해 왔다는 게 점포 관계자의 설명이다. 직원은 "계속 휴대전화로 뉴스를 지켜봤다"면서 "문제없는 계란을 쓰면 된다고 생각해 내내 장사는 했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김밥전문점 역시 마찬가지다. 가늘고 길게 썰린 계란 부침을 김밥에 넣고 둘둘 말던 주인 최모씨는 "계란 넣었다고 항의하는 손님들도 더러 있기는 한데, 대부분 지적하거나 불편해 하지는 않더라"라면서 "근처 가게들이 다 계란 넣고 장사하고 있기 때문에, 빼고 팔면 오히려 손님을 빼앗길 것 같아서 평소대로 김밥을 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처도 문제없는 농가에서 가져온 계란이라고 장담했고 우리도 뉴스를 계속 체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6일 현재 조사결과 피프로닐이 검출됐거나 비펜트린이 허용치를 넘게 검출된 농가는 현재까지 6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 철원의 '지현농장(표기코드, 09지현)', 경기도 양주시의 '신선2농장(08신선농장)', 전남 나주의 '정화농장(13정화)', 충남 천안의 '시온농장(11시온)', 경기 남양주의 '마리농장(08마리)', 경기 광주 '우리농장(08 LSH)' 등이다.
정부 조사와 함께 각 농가와 업체들은 생산·판매중인 제품에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무살충제' 인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 재개에도 나선 상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판매 중단 조치 하루 만인 16일 오후부터 계란 판매를 재개했다. 이마트의 경우 오후 3시부터 전국 146개 점포에서 계란을 팔고있다. 정부의 1차 조사 결과 이마트와 거래하는 농장의 80% 정도가 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20%에 대한 안전성 조사도 현재 진행중이다.
다만 홈플러스는 자체브랜드(PB)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계란 상품을 전량 폐기하고, 계란 취급 재개 판단도 유보한 상태다. 정부 조사 결과 홈플러스에서 판매한 '신선 대 홈플러스'에서 닭 진드기용 살충제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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