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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할 때마다 아픈 朴…증인신문 왜 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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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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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일 본인의 뇌물 혐의 재판에 출석했다. '건강 문제'로 검찰의 구인장 집행을 거부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지 않은 지 하루 만이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증인신문 도중 나올 수 있는 돌발 상황을 우려해 출석을 회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과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공판에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출석했다.
회색 자켓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와 변호인들에게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했고, 걸을 때 불편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피고인석에 앉은 후에는 옆 자리에 앉은 유영하 변호사와 적극적으로 얘기를 나누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구속기소된 이후 다른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 법원이 발부한 구인장 집행에도 두 차례 불응했다.

특검 관계자는 "증인으로 소환된 구속 피고인이 구인장을 무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거부할 경우 사실상 강제 구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자와 공여자 관계에 있는 이 부회장을 법정에서 만나게 되는 상황마다 유독 자주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지난 5일 이 부회장 재판에 처음 소환됐을 때와, 10일 이 부회장이 본인의 재판에 증인 출석했을 때 모두 박 전 대통령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검찰 측 공소내용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직접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날려버리는 것은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올 때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없어 재판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날카로운 질문에 적절히 대응하기가 힘들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증인출석을 거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인 뇌물부분과 관련해서는 삼성 측 베테랑 변호인단이 특검을 상대로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증인으로 나설 필요성도 낮다는 게 이 변호사의 해석이다.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 부분에서 무죄를 받을 경우 수수자 의혹을 받는 박 전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무죄에 가까워진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삼성 측과 특검이 다툰 내용을 보고 추후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게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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