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1위 만든 신화의 주인공…2010년 일본 상표권 자체 인수
지난해 4월엔 경비원 폭행 물의도…K 빼고 'MP그룹'으로 사명 변경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1990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미스터피자 1호점을 세운 이후 21년 만에 국내 피자업계 1위 브랜드로 만든 정우현 MP그룹 회장. 피자업계 신화로 불리우는 그가 26일 고개를 숙이며 '갑질 논란' 책임감을 안고 28년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은 국내 피자업계에서는 신화를 일궈낸 인물로 통한다. 경쟁이 치열한 피자 시장에서 미스터피자를 1위로 만든 장본인이다. 1990년 일본에서 미스터피자 브랜드를 들여 온 뒤 매장 수를 확대하다가 2010년 일본 상표권 자체를 인수하면서 업계 이목도 집중시켰다.
단국대 법정대를 졸업하고 ROTC 중위로 군복무를 마친 정 회장은 1974년부터 동대문시장에서 '천일상사'라는 섬유 도매업체를 경영했다. '직원이 주인 돼 일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교육과 관리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결과, 1년 만에 동대문 시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도매상이 됐다.
그러나 그는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과감히 업종을 전환했다. 외식업과 인연을 맺은 건 그즈음 이화여대 앞에 커피 전문점 '마리포사'를 차리면서다. 당시 사양화돼 가는 섬유산업 대신 올림픽 특수를 맞아 호황을 누리던 외식업에 승부수를 띄우게 된 것.
끊임없이 메뉴 개발과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읽어나간 그는 결국 2009년 피자헛, 도미노피자 등을 제치고 미스터피자를 국내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이때부터 그는 '피자꾼'으로 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경비원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올해 3월에는 재도약을 위해 MPK그룹에서 'MP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기존 MPK에서 빠진 'K'는 'KOREA'(한국)의 약자다.
최근에는 갑질 논란을 겪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갑질 논란'을 일으킨 미스터피자를 겨냥해 MP그룹과 치즈를 공급하는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한 지 닷새 만인 이날 정 회장은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정 회장은 "최근의 여러 논란과 검찰 수사에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보복출점으로 지적된 미스터피자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을 바로 폐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자재 공급에 있어서도 일체의 친인척을 배제하고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식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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