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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에서 주연으로…조선왕실 ‘포장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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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특별전 개최
27일~9월3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왕실용품 돋보이게 한 ‘빛나는 조연’

영조비 정성왕후 옥책 봉과 물품 [사진=문화재청 제공]

영조비 정성왕후 옥책 봉과 물품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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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그간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왕실의 아름답고 실용적인 포장 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27일부터 9월 3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과 지하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특별전을 연다. 왕실의 포장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물품과 관련 유물을 공개한다.
조선왕실에서는 일상생활과 의례에서 사용되는 여러 물건을 제작·관리했는데 이를 용도에 맞게 포장하는 데 각별히 공을 들였다. 특히, 각종 중요 국가의례에서 사용되는 물품의 포장은 ‘봉과’라고 하여 그 의식과 절차를 따졌다.

박수희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포장은 단순한 외피(外皮)가 아니라 내용물의 중요성을 보여주기에 의미가 있다. 특히 예를 중시했던 왕실 물품의 포장은 격에 맞도록 일반과 구별되는 색과 재질의 재료를 사용했다”고 했다.

조선 왕실에서 포장에 사용되는 함이나 보자기를 제작하는 일은 매우 중요했다. 그 업무는 주로 공조 산하 관청인 상의원(尙衣院)에서 담당했을 정도로 매우 엄격했다. 상의원은 태조(1392~1398)대에 창설됐으며, 여기서 만들어 올리는 각종 복식과 물품들은 모두 그것을 싸서 넣을 보자기나 상자와 함께 올려졌다. 의례 때 왕과 왕세자가 착용하는 법복은 규정에 따라 보자기로 싸서 상의원 면복각의 정해진 상자에 보관했다.
상의원에서는 1752년(영조 28) 왕명에 따라 각종 의례에 소용되는 진상물품의 절용을 목적으로 왕실 복식과 의물에 관한 규례를 ‘상방정례’에 기록하기도 했다.

봉황문 보자기(왼쪽)/  명안공주 세 폭 운보문 겹보자기 [사진=문화재청 제공]

봉황문 보자기(왼쪽)/ 명안공주 세 폭 운보문 겹보자기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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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선왕실에서는 일상생활 뿐 아니라 왕비를 맞거나 공주·옹주를 시집보내는 혼례, 왕실 어른들의 생신 등 경사스러운 날을 위해 포장에 온 정성을 다했다. 왕실 가례 때 쓰인 ‘봉황문 인문보’와 명안공주 혼례품을 감싼 겹보자기 등 다양한 보자기를 통해 궁중 생활의 세련되고 정성 가득한 포장 기술을 감상할 수 있다.

왕실 잔치에 쓰이는 물품을 포장하는 문화를 보여주는 기록들과 왕권을 상징하는 보인(寶印 왕과 왕비의 인장), 옥책(玉冊 제왕의 존호를 올릴 때 옥조각을 엮어 만든 책), 교명(敎命 왕비·왕세자·왕세자빈을 책봉할 때 내리는 훈유문서) 등의 봉과 물품도 전시에 나왔다.

이 중 옥을 여러 장의 판으로 다듬어 연결한 옥책은 재료 자체의 무게로 훼손될 가능성을 높기 때문에 판 사이 마찰을 방지하는 작은 솜보자기를 만들어 판 사이에 넣고 형태가 잡힌 갑으로 싼 후 내함(內函)과 외궤(外櫃)에 넣고 이를 각각 비단 보자기로 싸서 포장했는데, 이 때 사용됐던 보자기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중종조 국조보감 봉과 물품 [사진=문화재청 제공]

중종조 국조보감 봉과 물품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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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조선왕실의 포장 전통에 영감을 받은 현대 작가 스물네 명의 공예 작품을 소개하는 ‘조선왕실의 전통, 현대로 이어지다’ 전시도 지하 기획전시실에서 함께 연다. 섬유, 금속, 가구 등 다양한 현대 공예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대를 잇는 조선왕실의 문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관련한 다양한 체험교육 현장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행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02-3701-7654)로 문의 가능하다.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 관장은 “왕실 주역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포장용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는 학예연구사들이 지난 1년간 심도 있게 연구해 준비했다. 보존처리를 거쳐 처음 공개하는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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