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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위기론에…불안감 안고 사는 카드사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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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오는 8월부터 카드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신용카드 산업이 위기론에 휩쌓였다. 최근 삼성페이·카카오페이 등 지급결제 서비스도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대출시장과 결제 플랫폼 시장에서 신용카드사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40년 전만해도 신용카드 산업은 그야말로 첨단산업의 상징이었다. 1978년 외환은행이 비자카드와 제휴해 카드를 발급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 신용카드는 보급됐다. 현금 사용이 주를 이루던 결제 시장에서 플라스틱 카드 한 장은 자존심으로 통했다.
빠르게 성장해온 신용카드 산업은 최근 전통적인 수익구조 악화로 고심 중이다. 국내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이익은 2012년 1조3000억원에서 2014년 2조2000억원까지 올랐다가 2015년 2조원, 지난해에는 1조8000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용카드 '위기론'이 들려오자 가장 불안해하는 이는 바로 신용카드사 직원들이다. 신용카드 산업의 전통적인 수익구조가 흔들리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직장을 구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위기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카드사 15년차 직원 A씨는 "아무리 시대가 빨라도 입사할 땐 '현금없는 사회'라는 말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며 "지금은 카드 결제가 늘고 있지만 5년 안에 '카드없는 사회'가 될 지도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카드사들은 이미 플라스틱 실물 카드가 없는 모바일 전용 카드를 출시, 판매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온라인을 통해 카드 발급을 받고 곧바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실물카드 없는 현실이 이미 한발짝 다가온 것이다.

2000년대에만 해도 카드사 직원들은 금융업 종사자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현금 결제가 크게 줄어들고 플라스틱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카드산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요즘은 카드만 들고다녀도 왠만한 곳에서 결제하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덕분에 카드사 직원들의 연봉은 빠르게 증가했다. 카드업계 매출 1위 신한카드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006년 3500만원에서 지난해 9600만원으로 10년만에 6000만원이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그보다 10%가량 적은 5400만원 가량 올랐다.

그러던 카드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2015년 삼성카드와 신한카드가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하나카드도 곧바로 첫 희망퇴직을 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롯데카드, 연말에는 BC카드가 추가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다른 카드사 직원 B씨는 "몇 년 째 마른 수건 열심히 짜가며 버텨왔는데 이것도 언제까지 할 수 있겠냐"며 "이전에 카드정보유출이나 카드대란이 났을 땐 버틸 수는 있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그때와는 다른 위기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인식도 아직까지는 남아있다. 카드사들이 기존 방식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빨리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 만큼 조만간 새로운 수익구조를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다. 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직원들끼리 모여 스터디를 하기도 한다.

카드사 직원 C씨는 "위기냐 기회냐 하는 건 그야말로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것 아니겠냐"며 "전통적 시각에서는 신용카드가 설 자리가 없지만 그만큼 신성장동력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생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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