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 훈풍 불었지만 소비·투자 흐름은 정반대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수출호조로 우리경제에 훈풍이 부는 듯 하지만 돈의 흐름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소비와 투자로 흘러가야 할 돈이 제자리에 고여있으면서 요구불예금 회전율과 통화승수 등 돈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가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좌예금과 보통예금, 별단예금, 가계종합예금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는 상품으로 부담없이 돈을 넣어다 뺄 수 있는 상품이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005년 2월(18.1회) 이후 줄곧 매월 20회를 넘어서다 작년 9월(19.6회) 10여년 만에 10회대로 떨어졌다. 저금리 장기화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던 데다, 수출과 내수가 모두 악화되면서 경기부진이 심화되는 분위기였다.
돈의 흐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통화승수(M2/본원통화)도 2월말 16.13배로, 1996년 4월(15.50배) 이후 20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1월(16.41배) 기록했던 최저치 기록을 또 갈아치운 것이다. 이는 시중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 증가율이 은행들의 대출심사 강화 영향으로 지난 2월에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5.9%)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 규모는 37조2000억원으로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통화유통속도(명목 국내총생산/M2) 역시 작년 4분기 0.689를 기록해 한은이 통계를 편제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통화유통속도는 2011년 0.78수준에서 2015년 0.70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3분기에는 0.692를 기록해 0.7대가 깨졌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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