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산업혁신전략, 정보·데이터 중심 설계해야"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모든 산업의 혁신전략을 정보·데이터를 중심으로 설계하고, 데이터 활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 등 제도 여건을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0일 '디지털경제의 진전과 산업혁신정책의 과제: 주요국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디지털산업 혁신을 위한 전략적 과제로 ▲데이터 기반 혁신 체제 수립 ▲제조업을 비롯한 디지털 산업혁신의 선도 분야 육성 ▲산관학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개방적 혁신 추진 ▲국가 차원의 일관성 있는 전략 수립 및 시행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우선, 데이터 기반 혁신(data-driven innovation) 체제 구축을 꼽았다. 보고서는 "디지털 기반 산업혁신의 공통적인 기반이 되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은 궁극적으로 방대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으로 직결되고, 이것이 산업경쟁력을 창출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산업의 혁신전략을 정보·데이터를 중심으로 설계하고, 공통기술인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개발과 기업, 산업 단위의 적용에 투자를 확대·지속해야 한다"며 "산업별로 데이터의 활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점검하고 개인정보보호, 사이버보안, 지식재산권 등 제도여건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산업혁신의 선도 분야가 필요하다"면서 "디지털화는 다양한 산업과 분야에 걸쳐 작동하지만, 이로 인해 자칫 정책의 초점이 불분명해질 수 있으므로 성과를 내면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할 분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의 산업 기반과 경쟁력,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그리고 인터넷서비스 플랫폼 분야에서 기존 다국적기업의 시장지배력 등을 감안하면, 제조업은 한국 디지털 산업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산업인터넷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 산업인터넷의 확산과 기업의 참여 촉진, 기술표준 분야를 중심으로 한 국제협력 강화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산업혁신은 고도의 개방성을 요구한다"면서 "이는 부처 간, 정부와 기업 간, 연구자와 기업 간, 연구자 간, 기업 간 개방성, 더 나아가 국가 간 개방성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기반 산업혁신을 위해서는 기술 개발도 필요하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술의 최종 사용자가 적절한 기술을 찾아 사업에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술 개발자와 소유자, 매개자(정부), 그리고 이를 사업에 적용하는 최종 사용자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주력하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벤처자본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구개발(R&D) 단계부터 민간, 기술 사용자의 참여를 강화하고, 국제적인 R&D 네트워크를 촉진하는 한편 국경 간 데이터 이동자유화를 활용한 분야별 혁신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국가 차원의 일관성 있는 전략 수립과 정책 추진을 언급하며 "디지털 전환은 혁명에 비유될 정도의 경제사회적 변화와 혁신을 야기하고 있으므로, 분야별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디지털 혁신의 핵심이 되는 정보의 수집과 활용, ICT 기술의 전체 경제사회적 적용과 영향에 대한 대응, R&D 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총괄할 수 있는 기능이 요구된다"면서 "다만 정부는 미래의 승자산업을 선별해 지원하기보다는 혁신의 제도적 여건 구축, 분야 간 연결과 합의의 매개자 역할, 공공재적 분야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