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채무재조정 무산 땐 혈세 투입 불가피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의 여유자금한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세금으로 조성되는 적립금을 '곶감 빼먹듯' 부실기업 지원에 쏟아부은 탓이다. 특히 이번 대우조선해양 추가 채무재조정 계획이 무산될 경우 추가 세금지원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7∼18일 예정된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 동의에 실패할 경우 수조원대의 국민혈세가 수은에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은의 적립금(이익잉여금)은 개별기준 5352억원에 불과하다.
실제 수은의 지난해 말 적립금 잔액은 5352억원으로 2015년 2조225억원 대비 1조4873억원이나 줄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조4873억원에 달하면서 임의적립금 한도인 1조2167억원을 다 소진하고도 부족해 대손준비금에서 2706억원을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반면, 수은의 대손충당금은 크게 늘었다. 충당금 적립비용은 2015년 1조648억원에서 2016년 3조2337억원으로 2조1689억원(204%)이나 늘었다. 여기에는 대우조선해양을 요주의로 분류한 것과 영구채의 시장가치를 반영한 1조5755억원, STX조선해양 법정관리 5057억원, 한진해운 선박가치 하락으로 인한 1596억원 등이 포함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은이 관리중인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업황으로 인해 여유자금이 부족해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재조정이 실패할 경우 막대한 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세금의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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