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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목맨 수출…毒이 된 '수출주도형 성장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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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로 견인하는 전통적 성장모델 한계로 경제 하향곡선
對중국 수출 9.2% 감소…직접투자 비중도 10% 아래로
수출 의존으로 고용없는 성장 고착화…사드·보호무역주의 먹구름


중국에 목맨 수출…毒이 된 '수출주도형 성장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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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 정부가 국내 유통업체와 한국 관광 등 비제조업 부문에 대한 제재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
소재부품 분야에서 한중 양국의 상호의존도를 고려할 때 전면적인 경제 제재는 중국으로서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출주도 경제성장 모델을 고수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나비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나비의 작은 날갯짓(무역제재)이 우리에겐 태풍급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가 과거부터 고집해온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수출 증가→투자·고용 확대→내수 성장'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경제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한국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다.

수출은 우리 경제를 견인해온 엔진이었다. 외환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중국 수출에서 찾을 수 있다. 2000년대 들어서도 IT와 자동차 등으로 주요 품목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수출은 단단히 성장을 지탱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들의 성장 속도가 하락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주도형 성장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 부작용이 심각하다. 지난해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5.9% 줄었지만 대중국 수출은 무려 9.2%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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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대중국 투자 쏠림 부작용도 심상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의 국가별 해외직접투자를 분석한 결과 중국 직접투자 비중은 2005년 39.5%에 달했지만 이후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0.5%로 낮아졌다. 미국 비중(20.8%)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적 목적으로 대규모 국내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은 외국인투자기업 우대축소와 가공무역 제한 확대, 임금인상 등 정책적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한국의 수출과 투자 왕자 자리에서 내려오면 한국 경제는 오히려 갈 길을 쉽게 찾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수출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특히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업종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비고용 산업 위주이다 보니 고용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고용정보원 취업고용유발계수 조사에 따르면 석탄 및 석유제품 취업계수와 고용계수는 2014년 기준 각각 0.1포인트에 불과했다. 전기 및 전자기기도 각각 1.8, 1.7포인트로 저조하다. 농림수산품(24.9, 1.9)이나 건설(8.2, 5.9) 보다도 낮다.

이는 반도체나 석유화학 수출이 늘어나더라도 상대적으로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로, 우리 경제가 '고용없는 성장'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수출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수출 성장기여도도 0.7%포인트로 2011∼2015년 2.8%포인트의 25%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과 사드 갈등에 이어 신(新) 보호무역주의 등장으로 수출에는 먹장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의 한계가 부각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는 등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호무역주의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이달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으며 4월에는 환율보고서 발표도 예정돼 있어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리인상, 보호무역정책 불확실성으로 향후 수출 회복세는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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