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의 조사를 믿지 못하겠다며 공동수사를 요구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 정부와 북한 간의 외교 공방이 이어지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강 대사는 "이번 사건에서 유일하게 혜택을 보는 국가는 한국"이라며 "말레이시아 정부는 한국 정부가 결탁해 북한 배후설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 평양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고 밝혔다. 당초 말레이시아 정부는 김정남 암살 사건 관련 협의를 위해 강 대사를 불러들였다고 설명했지만 실상은 갈등을 빚어온 북한 측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날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강철 말레이 주재 북한 대사를 초치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사가 지난 17일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병원 앞에서 기습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시신 인도를 거부하고 부검을 실시한 말레이 정부를 강하게 비난한 데 따른 조치다.
김정남 암살을 주도·실행한 용의자 7명 가운데 도주한 북한 국적의 용의자 4명이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의 갈등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북한이 이들을 내보내지 않는다면 말레이시아 측의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국제부 기자 i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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