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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간 이호근 감독 "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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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여자프로농구 랴오닝성 종다이 지휘…"어디서든 계속 농구를 할 수 있다면 행복"

이호근 감독 [사진=이호근 감독 제공]

이호근 감독 [사진=이호근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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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이호근 농구 감독(52)의 휴대폰 메신저에는 중국어 이름이 가득하다. 그는 "모두 중국 선수들이다. 나는 중국어를 잘 몰라 '짜요!(加油, 한국말로 힘내!)'를 많이 쓴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3일부터 중국 여자프로농구(WCBL) '랴오닝성 종다이'를 지휘했다. 메신저에 있는 중국 이름은 모두 종다이 선수들이다.
WCBL에는 모두 열두 팀이 있다. 동부 여섯 팀, 남부 여섯 팀으로 나눠 정규리그를 하고 각 지구 상위 네 팀이 다음달 4일부터 플레이오프를 한다. 안산을 연고지로 하는 종다이는 동부에서 5위에 그쳐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이 감독은 "아쉽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이런 곳도 있구나'하고 느꼈고 동기부여도 됐다"고 했다.

이호근 감독은 2014~2015시즌이 끝난 뒤 용인 삼성생명 감독에서 물러났다. 농구마저 놓지는 않았다. 2015~2016시즌 삼성의 용인 홈경기를 모두 관전하며 공부했다. 그는 입버릇처럼 "감독을 다시 해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 종다이의 러브콜을 받고 9월 28일 중국에 갔다. 연봉은 한국보다 적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농구'가 중요했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중국의 농구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 감독은 10월 3일 처음 선수들과 함께 밥을 먹었다. 그는 "선수들이 감독을 봐도 인사를 안하더라"면서 "중국에는 선후배 문화가 없다. 정부의 한자녀 정책으로 선수 열세 명 중 열한 명이 외동딸이다. 그래서 각자 자기 할일만 하려 했다"고 했다.
이호근 감독은 선수들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자"고 했다. 선수들이 안 하면 가서 머리를 숙이며 '안녕하세요"라고 했다. 선수들도 점점 바뀌었다. 이제는 밥을 먹거나 훈련할 때 서로 인사한다.

이호근 감독은 선양에 있는 호텔에서 생활했다. 그는 "중국 코치들은 술을 안 먹는다. 나도 먹지 않으니 살이 빠졌다. 주로 방에서 시간을 보내며 중국 남자농구 경기와 우리 팀 경기 비디오를 보았다"고 했다. 적응이 된 다음에는 팀 성적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일정은 빠듯했다. WCBL은 매주 화, 목, 토요일에 경기를 연다. 이호근 감독은 "화요일에 경기를 하면 수요일에 이동하고 이튿날 또 경기를 했다. 중국은 넓어 비행기로 다섯시간까지 날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선수들과 대화하거나 원하는 만큼 훈련을 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중국 여자농구는 축구, 남자농구 등에 비해 인기가 없다. 종다이의 홈구장인 안산체육관은 3000명 수용 규모인데 평균 관중은 1000명이다. 그러나 좋은 선수가 많고 인프라도 훌륭하다. 랴오닝성은 심양에 스포츠센터를 만들고 농구, 축구, 배구 등 각 종목 선수들을 훈련시킨다. 중국은 각 성마다 이러한 스포츠센터를 두고 있다.

이호근 감독은 종다이와 재계약을 해야 한다. 중국의 여자농구 구단은 1년 단위로 감독 계약을 한다. 이 감독은 "그동안 농구로 사랑을 받았으니 계속 농구장에서 할일을 하겠다. 그곳이 중국이든 한국이든 상관없다. 농구를 할 수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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