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강화에 '종로·영등포' 실수요자 몰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11ㆍ3대책' 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 분위기로 돌아섰다지만 연말 들어 분양과 재고주택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분양시장에서는 잔금대출, 매매시장에서는 정책자금대출 등 각종 여신을 통해 돈을 빌리는 게 까다로워질 예정인데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막차'를 타기 위한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3일 개관한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와 'e편한세상 시흥' 견본주택에는 주말을 포함한 3일 간 총 5만5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또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공급하는 공공분양 아파트 '힐스테이트 자이 논산' 견본주택에도 사흘간 1만3000여명이 방문했다.
한 분양 관계자는 "11ㆍ3대책으로 청약제도가 강화되면서 전반적인 적극성은 떨어졌지만, 부적격 당첨 물량을 노리는 수요자들과 내년 잔금대출을 피해가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민이 활용할 수 있는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의 문턱이 내년부터 높아지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보금자리론은 내년 1월부터 대출자격이 강화되는 동시에 금리가 0.03%p 인상된다. 올해 목표치인 20조원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 역시 내년부터 대출을 받기가 까다로워지는 영향이 작용된 걸로 보인다. 생애 첫 주택구입에 이용되는 디딤돌대출의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TI) 기준이 현행 80%에서 60%로 축소된다.
다만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지면서 4주연속 내림세를 보였는데, 강남 4구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9%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이끌었다. 강남 4구에서는 하루 평균 거래량도 이달 59건으로 1년 전 70건에 비해 줄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이 가격 조정에 들어간 상황에서 내년 여신기준이 까다로워진다는 점을 감안해 강북지역의 중소형 주택을 찾는 실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며 "전반적인 기조는 한풀 꺾였지만 어차피 집을 마련할 거라면 제도가 강화되기 전 틈새를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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