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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골프규칙] "공이 야자수에 박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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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루이스의 캐디가 2015년 HSBC위민스 최종일 12번홀에서 야자수로 날아간 공을 찾고 있는 장면.

스테이시 루이스의 캐디가 2015년 HSBC위민스 최종일 12번홀에서 야자수로 날아간 공을 찾고 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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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야자수(palm tree) 악몽."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우승 꿈이 불운에 산산조각 났다. 그것도 골프공이 야자수에 박히는 황당한 사건이 출발점이다. 지난 2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의 쿠알라룸푸르골프장(파72ㆍ7005야드)에서 끝난 '2016/2017시즌 2차전' CIMB클래식(총상금 6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해 일찌감치 '9부능선'을 넘은 시점이다. 라히리(인도)는 그러나 3번홀(파5ㆍ503야드)에서 티 샷한 공이 야자수 쪽으로 날아가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당연히 공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어디에 박혔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당황한 라히리는 티잉그라운드로 돌아와 다시 티 샷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무려 9타를 치는 쿼드러플보기로 자멸했다.

4타 차 선두가 순식간에 2타 차 2위로 추락했다. 이후 이글 1개와 버디 3개(보기 1개)로 가까스로 스코어를 만회했지만 공동 3위(19언더파 269타)로 밀려났다. 저스틴 토마스(미국)에게는 타이틀방어에 큰 도움이 된 셈이다. 라히리는 경기를 마친 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고개를 떨궜다.

골프규칙상 나무에 박힌 공에 대한 처리는 두 가지다. 공을 찾으면 올라가서 샷을 하거나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은 뒤 야자수 밑에서 두 클럽 이내에 드롭하면 된다. 1벌타로 틀어막기 위해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 사다리 등이 동원되는 이유다. 5분 이내에 공을 찾지 못하면 로스트볼이다. 아웃오브바운즈(OB)와 똑같다. 1벌타를 받은 뒤 원 위치로 돌아가 샷을 해야 한다.
닉 팔도(잉글랜드)는 1999년 PGA투어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 4라운드 6번홀에서 동반자인 코리 페이빈(미국)의 잘못된 어드바이스로 실격을 당한 적이 있다. "야자수 방향으로 날아간 것을 봤으니 언플레이어블 처리를 하면 된다"는 조언이다. 하지만 '오소(誤所) 플레이'가 됐다. 다음 홀로 넘어가 아예 실격 판정을 받았다. 공이 숲으로 날아갔을 때는 로스트볼을 염두에 두고 잠정구를 치는 것도 지혜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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