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꼭 돼야 하는가? 2010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가19세 이상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0년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59%가 통일이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7년의 64%에 비해 5% 감소한 수치이다. 젊은 층으로 갈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데, 올해 서울연구원이 13~19세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30년 이내 통일 가능성을 질문한 결과 40%만 긍정으로 답했다. 이는 일반인 1200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질문을 했을 때의 49.1%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에 비해 우리의 준비 상황이 너무 미약하다는 점이다. 올해 9월 말 현재 1991년 이후 남북협력기금 조성 총액은 정부출연금 4조8808억원, 공자기금예수금 6조 8653억원을 포함해 총 12조 7052억원 정도이다. 여기서 최근 5년간 남북교류협력지원, 민족공동체회복지원 등으로 1조 397억원을 지출했다. 통일 후 쓸 돈은 수백 , 수천조 원 규모인데 준비한 돈은 10조원 정도라는 얘기다. 게다가 2009년 이후 정부의 관리재정수지가 13조~43조원의 적자를 보이고 있어서 정부가 자금을 비축한다는 것은 거의 기대난이다.
그럼에도 통일은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북한 정권의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통일문제를 수동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적극 대비해야 한다. 막대한 통일비용이 걱정이지만 통일에 따른 이점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호르스트 쾰러 전 독일 대통령은 1700만 동독주민이 독재에서 벗어나 법치국가에서 살게 된 것은 금전으로 평가할 수 없는 막대한 가치라고 주장한다. 골드만삭스의 2009년 보고서는 남북한이 통일되면 30~40년 안에 통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프랑스, 독일, 일본을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의 수단과 방법에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지만 이제는 통일을 기정사실로 놓고 다양한 대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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