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6대 전략 'P.E.R.S.I.A' 제시
한국전용공단 조성 제안·파이낸싱 역량 강화 중요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인구 8000만 규모의 이란 시장 개방은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다. 무엇보다 이란을 잘 알고, 신중하게 투자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란은 중동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중동 제2의 석유화학제품 생산국이다. 이란정부의 산업다각화 정책 추진으로 다른 중동 산유국들 대비 원유 수출 의존도가 낮다. 즉 제조업 수출 비중은 높은 편이다. 앞으로 5년간 건설부문 성장률 평균 6%가 예상되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란시장 진출을 위해 리스크 관리와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전략을 'P.E.R.S.I.A'라는 약자로 제시했다. 첫번째 키워드는 이란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Partnership)다. 전경련은 이란기업과의 합작투자와 현지조립생산을 권고했다. 이란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정책으로 강화된 수입규제 및 고관세율 회피를 위해서다. 합작투자 유망 산업으로 양국의 비교우위를 고려한 자동차 제조와 정유산업을 꼽았다.
세번째는 '위험방지장치 마련'(Risk Management)이다. 이란시장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일명 스냅백(Snapback) 조항이다. 이란 핵 개발과 관련한 의혹이 다시 제기될 경우 제재가 다시 복구되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따르면 제재 복원 시 그 이전에 계약한 수출입 거래나 건설 프로젝트의 기득권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알려졌다. 계약서에 제재 복귀 시 배상금 없이 계약 해지 가능 문구를 포함하는 등 위험 대응책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
네번째는 '파이낸싱 역량 강화'(Strengthen Financing)다. 이란의 인프라와 플랜트 발주 물량의 90%이상은 건설기업이 금융 조달 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공자 금융제공 형태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파이낸싱 역량이 중요한 수주 기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은 우리기업에게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의 금융지원 수단을 적극 활용할 것을 우선 권고했다. 정부출자 등 재정지원의 한계가 있어 민간은행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섯번째는 '국내기업과 경쟁국과의 협력'(Incorporate)이다. 이란 건설시장에서 과도한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서다. 과거 중동 고유가시기, 국내건설사들 간 출혈 경쟁으로 저가 수주한 건설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냈었다. 국내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공동수주전략이 유용하다.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인도 업체와 협력하거나, 유럽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것도 방법이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이란은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이나, 이란정부의 강한 시장 지배력, 외국과의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할 때, 우리기업에게 그리 쉬운 시장은 아니다"라며 "이란 진출을 위한 철저한 사전조사와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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