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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주기]별이 된 선생님·선배님을 가슴에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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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기로 현수막

▲경기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기로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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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수습기자] '끝내 돌아오지 못한 우리의 내일들아', '잊지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함께 울던 당신의 마음은 오늘 어디쯤에 있습니까'

12일 오전 찾아간 경기도 안산 시내 곳곳에는 수많은 세월호 추모 현수막들이 나부끼고 있었다.
이른 새벽 단원고 앞을 찾아갔다. 산을 깎아 만들어 가파른 언덕길 위에 자리잡은 단원고. 2년 전 4월15일 화요일 수학여행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이 길를 걸어 등교했을 아이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들은 하늘로 수학여행을 떠나 별이 됐다. 학교 정문엔 '별이 된 선배님들과 선생님들을 가슴에 품고 희망을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적힌 노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학교는 유가족을 제외한 외부인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동안 학교와 아이들이 얼마나 시달렸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오전 8시가 넘자 등교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여느 고등학교와 다름없는 차분한 등굣길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짙은 그늘이 자리잡고 있었다. 3년째 등굣길 안전 지도를 하는 배인현(77) 할아버지는 "매일 같이 보던 선생님이 수학여행 때문에 며칠 못 본다 하고 가더니 그렇게 돼 버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저마다 노란리본, 노란배지를 단 아이들은 조용하게 세상에 외치고 있는 듯했다. 선배들과 선생님들을 기억해 달라고.

이어 찾아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이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답답함과 분노를 호소했다. 조문객 홍진경(23)씨는 "사촌동생 친구 중에 희생자가 있다"며 "2번째 왔는데 올 때마다 억울한 마음이 들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안산에선 사진전과 치유센터 등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기억하고 남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한 치유센터 관계자는 "단원고 학생, 선생님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음악치료, 뮤지컬치료, 원예치료 등 단체 활동과 개인 상담치료들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4월, 세월호 참사 2년을 맞은 단원고 학생들과 안산 시민들은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붙잡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중이었다.



김민영 수습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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