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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vs이세돌]왜 우리는 이세돌 1승에 환호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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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세돌'의 승리에 환호한 우리
박치문 부총재 "난전 만들되 무리 말아야"


일러스트=오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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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제4국은 인간미가 물씬 풍긴 대국이었다.

컴퓨터 모니터에 'AlphaGo resign(포기)'이란 창이 떴을 때 우리는 환호했다. 3판을 내리 진 뒤 받은 알파고의 항복문서였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우리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른 것은 '이세돌 9단'이 아닌 '인간 이세돌'이 이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기계에 졌다는 결과에 승복하지 못했다. 아니 두려웠다. 인간의 창의력(상상력)과 영감, 용기, 인내가 기계에 무릎을 꿇었다는 게 무서웠다. 인간의 상상력이 '0'과 '1'의 언어(알고리즘)로 대화하는 AI에 졌다는 것은 충격일 수 밖에 없었다. 머지 않은 미래에 AI의 지배를 받는 인류의 모습을 상상하기까지 했다.
이 9단이 초읽기에 몰리면서 4국도 졌다고 생각했다. 관전하던 사람 중 일부는 포기하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1%의 가능성만 보고 이 9단은 돌을 놨다. 4국의 승패는 78수인 중앙 끼움수에서 갈렸다. 알파고는 이때부터 버그 같은 실수를 일으켰다. 16만개의 기보(棋譜)에 없던 창의적인 수가 나오자 오류를 일으킨 것이다. 결국 이 9단의 인내와 영감, 창의력이 우리의 속을 후련하게 해 줬다.

15일 오후 1시에 열리는 제5국의 승패는 어떻게 될까. 이 9단은 4국이 끝난 뒤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에게 5국에서 흑돌을 잡고 싶다고 했다. 백돌로 이기는 것보다 흑돌로 이기는 것이 더 값어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번 대국은 중국식(흑돌이 백돌에 7집 반을 덤으로 주는 방식)이다. 알파고에 7집 반 이상으로 이기겠다는 의지다.

알파고를 이기는 묘수는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바로 창조적 상상력이다. 이미 4국에서 알파고의 약점은 드러났다. 16만개의 기보에 없는 이 9단의 창조적 수에 알파고는 인공지능의 민낯을 드러냈다.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는 "5국에서는 이 9단은 난전을 유도할 것이고, 알파고는 그걸 피해서 움직일 것"이라며 "이세돌 9단에게 주어진 임무는 난전을 만들면서도 무리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9단의 스승인 권갑용 8단은 "알파고는 불리하거나 어려울 때 엉뚱한 면이 있다는 것을 이 9단이 간파했다"며 "난이도가 높은 패싸움으로 승부수를 띄우면 이 9단에게 승산이 있다"고 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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