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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아무도 모르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홍보물 하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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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설 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연다고 공지한 서울 성북구 석관 황금시장 정문.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다. 이날 시장 상인들은 세일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설 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연다고 공지한 서울 성북구 석관 황금시장 정문.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다. 이날 시장 상인들은 세일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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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시작한다는 전통시장 코리아 그랜드 세일 상인 소비자 "처음 들어봐"
-행사한다는 농협도 홍보물 없어 "원래하는 설맞이 행사"
-소비자들 "행사도 몰랐고, 해도 관심 없어" "뻔한 할인 행사 너무 많아
"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코리아그랜드 세일? 처음 들어 보는 데요"

23일 오후 3시 40분께 '설 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이하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시작했다는 서울 석관황금시장. 과일가게 상인 A씨는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인 걸 아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정부의 설 민생 대책에 따르면 이 곳은 23일부터 10% 할인 행사를 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A씨를 비롯 시장을 방문한 사람 모두 코리아그랜드세일 세일을 안다고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설 경기를 살리겠다며 시작한 코리아그랜드 세일이 상인ㆍ고객 모두 모른 채 방치되고 있다. 공무원들의 보여주기식 엉터리 행정 속에 상인들의 무관심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만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설 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연다고 공지한 서울 성북구 석관 황금시장 안의 가게가 닫혀 있다. 이날 만난 시장 상인들은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알 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설 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연다고 공지한 서울 성북구 석관 황금시장 안의 가게가 닫혀 있다. 이날 만난 시장 상인들은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알 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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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장에서 만난 고객ㆍ상인들은 입을 모아 코리아그랜드 세일을 모른다고 답했다. 시장에서 과일을 사가지고 가던 이모씨는 "오늘 그런 세일한다는 건 처음 들어봤다. 홍보가 안됐나 보다"며 "만약 그렇게 세일을 했다면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40년 동안 이 자리에서 만두 가게를 했다는 한 상인은 "했다면 방송을 해줄 텐데 처음 들어본 것 같다"며 "연예인 오는 행사면 몰라도 그런 행사는 도움도 안된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할인행사가 있을 때 사실을 알리는 상인회장도 할인 행사 사실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석관황금시장중앙회장인 박철규씨는 "행사가 있으면 공문이 오는데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한다는 시장 어디에도 '코리아 그랜드세일'을 알리는 홍보물을 찾을 수 없었다. 그날 윷놀이 행사를 시작으로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돌입한다는 답십리 현대시장에는 지난해 끝난 'K-SALE DAY' 행사 현수막만 붙어 있었다. 석관황금시장에는 메르스 소비촉진 할인 이벤트 현수막이 붙어 있기도 했다.
23일 오후 다섯시께 설 맞이 코리아그랜드 세일이 열리기로 한 하나로 클럽 창동점에서 소비자들이 설 과일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만난 농협 직원들과 소비자들은 코리아그랜드 세일이 뭔지 모른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다섯시께 설 맞이 코리아그랜드 세일이 열리기로 한 하나로 클럽 창동점에서 소비자들이 설 과일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만난 농협 직원들과 소비자들은 코리아그랜드 세일이 뭔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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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점에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한다는 농협 하나로클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마트 곳곳에 '2016년 설 선물대잔치' 등의 현수막만 붙어 있을 뿐 코리아그랜드 세일에 대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고객센터를 비롯 직원들 모두 코리아그랜드 세일 사실을 몰랐다.
농협 관계자는 "원래 설 특판 행사를 하는 것에다가 코리아그랜드 세일을 한다기에 내용을 붙이기로 한 것이었다"며 "참여해서 만들라고 했는데 안한 곳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도 모르는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이미 이전부터 예고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원래 내달 1일부터 열리는 외국인 대상 합동 세일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중소기업청이 기존 전통시장 할인행사 등을 '설 맞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이란 이름을 붙여 17일 발표했다.

이후 국무회의를 거치면서 세일에 농ㆍ축산협이 추가된다. 이미 있는 할인행사들을 모아 이름만 바꾼 셈이다. 코리아그랜드세일에서 서울 전통시장 부문만 뺀 내용을
서울시가 '설 명절 특별 이벤트'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정작 할인정보를 알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이 궁금해 홈페이지에 가면 외국인 관광객 대상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한 소개만 나온다. 홈페이지는 통합하지 않은 채 세일명만 뒤죽박죽 쓰면서 소비자 혼선만 커지고 있는 것이다.
▲기사를 보고 설맞이 전통시장 코리아그랜드 세일을 하는 시장을 알고 싶은 소비자는 기획재정부를 통해 중소기업청 담당자 확인 거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있는 보도자료를 확인해야 했다. 설 맞이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민생대책'으로 발표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통시장 행사는 중기청에, 농협 행사는 농축산식품부에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기사를 보고 설맞이 전통시장 코리아그랜드 세일을 하는 시장을 알고 싶은 소비자는 기획재정부를 통해 중소기업청 담당자 확인 거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있는 보도자료를 확인해야 했다. 설 맞이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민생대책'으로 발표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통시장 행사는 중기청에, 농협 행사는 농축산식품부에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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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있던 행사에 주먹구구식으로 세일 이름만 난립하면서 유통업체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일이란 게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에서 상의해서 하는 건데 너무 급하게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미 있는 행사에 부제목으로 코리아그랜드 세일을 넣어 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일이 난립하면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점점 커지고 있다. 농협 하나로클럽에서 만난 주부 김경화(35)씨는 "이전에 저런 할인행사가 있어도 이월 상품이나 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소셜커머스나 해외직구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박호준(35)씨는 "(저런 행사들은)원가 올려놓고 할인율 앞세우는 것 같아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며 "뻔한 할인 행사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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