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점심시간 사무실에 지갑을 두고 온 직장인 김씨. 그는 사무실로 들어가는 대신 근처 은행 자동화기기를 찾아 눈동자를 맞췄다. 기기 상단의 렌즈부에 눈을 맞추니 사전에 등록한 홍채 정보 인식을 한 후 금융거래를 선택하라는 화면이 떴다. 홍채 인증과 함께 계좌번호 선택, 주민등록번호 입력, 계좌 비밀번호 입력 등의 절차를 거쳐 간편하게 현금을 찾은 김씨는 근처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우리은행은 13일 홍채인식을 통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홍채인증 자동화기기(ATM)'를 금융권 최초로 상용화해 일반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기업은행이 직원 대상 홍채인증 ATM을 시범 운영 중으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홍채인식을 하는 것은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홍채인증은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진 홍채 패턴을 이용한 것으로 쌍둥이 뿐만 아니라 본인의 오른쪽과 왼쪽 홍채가 서로 달라 보안성이 매우 뛰어난 생체 인증 수단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홍채인식 핀테크 기업인 ㈜아이리스아이디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래 고객의 홍채정보를 디지털화해 분리 저장하고 상당 기간 테스트 및 검증과정을 통해 안전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보안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고객들은 해당 영업점을 방문해 홍채 정보와 이용 계좌를 등록하면 홍채인증 ATM을 이용할 수 있다. ATM의 메뉴 중 '홍채인식'을 선택한 뒤 기기 상단의 렌즈부에 눈을 맞추면 사전에 등록한 홍채 정보를 인식한다. 홍채 인증과 함께 계좌번호 선택, 주민등록번호 입력, 계좌 비밀번호 입력 등의절차를 거치면 업무를 마칠 수 있다.
이에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12월14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홍채인증 ATM'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이 ATM은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의 핀테크지원센터 1차 데모데이에서 매칭된 기업인 이리언스와 협력해 만들었다. ATM기기에 설치된 카메라에 눈을 맞추면 고객의 홍채를 인식해 주인을 파악하고 이후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보통의 ATM기기와 같은 업무를 볼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직원을 대상으로 홍채인증 ATM을 시범 운영하며 안전성ㆍ보안성 등을 점검한 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할지와 시기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홍채, 정맥 등 생체인증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금융권에 홍채 등의 생체인증 바람이 거센 것은 정부가 비대면 인증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발빠른 생체인증 서비스 도입이 비대면 혁신 채널의 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생체인증 시스템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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