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까지 한국공인회계사회를 통해 모든 법인 소속 공인회계사의 주식 보유 현황 자료를 취합하고 신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강도 높은 검사에 나선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8월 '회계법인의 주식거래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한데 대한 후속조치다. 지난해 말 기준 공인회계사 1만8117명 가운데 9517명이 154개 회계법인에 속해 있다.
'빅4'에 속하는 한 대형 회계법인 소속 관계자는 "올해부터 회계사들이 법인 내 감사 대상 기업 주식을 아예 거래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있다면 3월 말까지 모두 정리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계법인 내부적으로도 직원 전체에 대해 보유 주식 현황을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라면서 "다른 대형 회계법인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회계사들의 주식 보유현황 전수조사에 칼을 빼 든 것은 지난해 여러 차례 회계사들의 주가조작 사례가 적발되면서 미공개정보를 다루는 회계사들의 직업윤리에 대한 비난이 커진 영향이 크다. 공인회계사들은 특성상 미공개 정보를 접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같은 대형 딜이나 감사 과정에서 사전에 고급정보를 취득, 실제 투자에 활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가를 조작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 등이 주된 적발의 대상이 됐지만 이제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는 것도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회계감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행위가 적발된 첫 사례가 나온 만큼 금융당국도 조사의 범위를 확대하고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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