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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주차 알바의 '쓸쓸한 죽음'…유족들 분노 "근무환경 처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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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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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예식장에서 주말 주차관리 아르바이트를 하던 박모(53)씨가 지하 화장실에서 숨진 채로 10시간 만에 발견됐다.

유족들과 고인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실패와 대출 등으로 3000만원이 넘는 빚을 진 박씨는 주중에는 의류유통 일을 해왔지만 그마저도 불경기 등으로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주말에도 주차관리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빚을 갚아나가고 있었다.

나이가 많아 용역업체에서 자신을 고용해주지 않을까 걱정한 박씨는 자신이 아닌 동생(47)의 이름으로 근로계약을 맺었다. 그마저도 매일 새 계약서를 쓰면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신세였다.

어렵게 일을 시작한 박씨는 웨딩홀로부터 온갖 푸대접을 당했다. 박씨와 함께 일을 했던 동생은 "형이 회사에서 천한 대접을 받았다"고 분노했다. 박씨는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했지만 쉬는 시간은 점심을 먹는 고작 10~20분 정도였다고 말했다.
박씨 동생에 따르면 그들은 화장실 이용조차 차별을 받았다. 관리인으로부터 "너희는 손님 보기에 흉하니 가급적 지하 1층 화장실만 이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가급적'이라고는 했지만 하루하루 계약해서 일을 하는 처지에 관리부장의 지시를 거스를 수 없었다. 박씨의 동생은 "정직원은 자유롭게 화장실을 이용했지만, 파견직원에게만 차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망한 날 박씨는 비를 많이 맞았다. 유족은 박씨가 일한 주차장이 비를 막지 못하는 철골 구조물로 돼 있는 데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도 없고 휴게시간조차 없어 하루종일 덜덜 떨면서 일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회사에서 제공한 기름진 중국음식이 박씨 사망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족은 "예식장과 파견업체는 조문은커녕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며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화를 냈다. 박씨의 동생은 "정직원이 아니라 회사에서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족은 산재처리 등을 요구했지만, 예식장 측은 "산재처리는 제1당사자인 파견업체에서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책임을 피했다. 예식장 관계자는 "화장실 이용에 차별을 둔 적 없다"며 "가급적 정직원이나 파견직원 모두 지하 1층 화장실을 쓰라 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파견업체와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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