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가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2016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총 31건 363억 6900만원의 쪽지예산이 확인됐다. 예산과 기금에서 각각 144억400만원(16건), 219억6500만원(15건)으로 파악됐다. 이 쪽지예산들은 예산소위에 올라가기 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항목들이다. 정부와 상임위가 요청하지 않은 예산들이 예산소위 심사 과정서 새로 생겨난 것이다. 대부분 여야 의원들과 부처들이 찔러 넣은 쪽지예산이다.
도로건설 등을 포함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상당수 포함됐다. 인천 송도 아암로(해안도로) 확장공사에도 30억이 책정됐다. 아암로는 차로 불균형에 따른 병목 현상으로 교통 혼잡을 빚어왔다. 또 동이 옥천 고속도로 확장사업(6억4000만원), 인천 남동구 계양구 보행환경 개선사업 (각각 7억5000만원, 10억원), 부산 남구 보행환경 개선사업(10억원) 등도 당초 계획에는 없었던 항목이다.
기금 쪽에서는 파출소 신설 예산이 많았다. 평택 진위파출소와 서탄파출소(각각 4억1400만원, 3억5300만원), 안산 단원경찰서 와동파출소(21억 4800만원) 등이 막판에 신축 예산으로 편성됐다.
여야가 쪽지예산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정부 부처가 밀어 넣은 예산도 있었다. 기재부의 경우 보조망구축추진단 사업 명목으로 총 7억4400만원을 신규 배정했다.
여야는 2012년 19대 국회를 개원하며 예결 소위의 투명한 운영을 다짐해 왔지만 오히려 수법만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말 그대로 '쪽지' 형태로 전달되었다면 요즘은 카카오톡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지역구 민원이 대세를 이뤘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총회에서 예산과 법안을 연계한 여당에 끌려다녔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예결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다들 카톡으로 자기 지역 예산을 반영해달라면서, 법안 연계는 안 된다고 한 사람들은 없었다. 제가 엿 바꿔 먹은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해 논란이 일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