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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發 훈풍]죽은 남대문·동대문 시장상권 '부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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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남대문시장 전경(사진=아시아경제DB)

한산한 남대문시장 전경(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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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남대문ㆍ동대문 면세점 시대 개막
신세계, 두산의 '죽은 상권살리기' 입지전략 통했다
전통시장 활성화 기대…서울 상권 판도 변화 예고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지난 14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신세계와 두산이 차지하면서 남대문과 동대문에 '면세점 시대'가 개막된다.
신세계와 두산이 치열했던 면세점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입지 선택이다. 두 기업은 각각 남대문과 동대문 상권 부활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곳 모두 옛날의 부흥을 뒤로 하고 최근에는 죽은 상권으로 불리던 곳이다.

하지만 회현동 신세계 본점 본관과 동대문의 두산타워가 선정되면서 서울 상권의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명동과 동대문은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 1, 2위다. 남대문과 동대문이 '신흥 상권'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외국인 관광객 효과는 전체 유동인구를 끌어올려 인근상권까지 활성화도 가능할 수 있다.

◆남대문-명동 '국내 관광산업의 메카'로=신세계는 면세점 공약으로 '명동-신세계백화점-남대문시장-숭례문-남산' 등으로 이어지는 관광벨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년간 육성기금 1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관광인프라 개선에 5년간 530억원을 투입하는 등 '도심관광 클러스터화' 지원을 통해 2020년까지 약 2배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 '외래 관광객 17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한국적 가치가 살아 숨 쉬는 면세점', '상생과 수출'이 공존하는 면세점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가 이를 위해 내세운 입지는 남대문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한 본점은 명동과 남대문, 남산을 거대 관광타운으로 묶을 수 있는 최적의 입지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신세계에 따르면 명동과 남대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수는 2010년 543만명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14% 성장을 지속해 2014년 927만명까지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140만명 중 무려 81%가 명동과 남대문을 찾았을 정도로 서울 도심은 '국내 관광산업의 메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디에프는 15개 관광진흥 프로그램을 통해 연평균 131만명, 5년간 총 655만명의 신규 관광객을 추가 유치해 2020년에는 1700만명까지 늘린다는 각오다. 2014년과 비교하면 약 2배 가까이 방문객수가 대폭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도심 관광지를 확대 재생산 시키기 위해서는 남대문시장을 부활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 신세계가 내세운 전략이었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에서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인 명동은 최근 5년간 방문율이 10.9%p 높아졌으나, 남대문시장은 오히려 17.7%p 떨어졌다.

성영목 사장은 "신세계 서울 시내면세점은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중요한 매개체가 돼 명동에만 머무르는 외국인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남대문시장으로 유입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명동과 남대문이 하나의 커다란 관광특구로 거듭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중간지점에 '상생 면세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대문의 신평화시장에는 문닫은 점포가 즐비하다.

동대문의 신평화시장에는 문닫은 점포가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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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면세시대 개막=동대문은 서울 지역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두 번째로 찾는 곳이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710만명으로 1위인 명동(850만명) 지역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지출 규모는 명동 지역의 약 30%에 불과하다.

두산이 동대문에 면세점이 들어서야 한다고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두산에 따르면 한 때 20조원에 달했던 동대문 상권 규모는 불과 10년만에 12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명동 다음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지만 시내면세점이 없다는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두산은 두산타워(두타)의 약 9개 층에 1만7000㎡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상생 및 K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콘셉트로 한 면세점을 선보일 복안도 세웠다.

두산은 면세점이 들어서면 '낙수효과'가 나타나 2020년 외국인 관광객 지출 규모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고, 면세점 입점 이후 5년간 면세점을 통해 동대문 지역으로 신규 유치되는 관광객이 13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털어가며 동대문 상권 부활에 나선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박 회장은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자신과 그룹이 각각 100억원을 출연해 총 200억원의 초기재원으로 동대문 지역발전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동대문은 홍대, 이태원, 서촌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관광자원과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빛을 발하지 못했다"면서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이미 구슬은 준비 돼 있으니 재단이 '실과 바늘'이 돼 동대문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역설했다.

두산은 17년 동안 두산타워를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5년 동안 외국인 관광객 1300만 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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