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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은행 달력 구하셨어요?…시중銀 2016년형 캘린더 40만부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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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앱 있는데, 종이 캘린더, 20대엔 찬밥…벽걸이 달력 부수 모두 감소·탁상달력이나 숫자큰 달력은 고령자 중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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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1 A은행 지점장 김범준(50세ㆍ가명)은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음식점에 걸려있는 '달력'을 보고 차ㆍ과장들의 영업실적을 평가했다. 수신제일주의가 강하던 시절 식당에 걸려있는 달력은 곧 '주거래은행'을 나타내는 지표였다. 김 씨는 "예전엔 무조건 발품을 팔아서 고객 수신을 유치해야 했기 때문에 지점 관할 지역 식당에 다른 은행 달력이 걸려 있으면 직원들이 열심히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점장에게 혼난 차장들이 자신들의 달력으로 바꿔달라고 설득하는 일도 잦았다"고 회고했다. 은행들이 실적과 관계없이 여자 프로농구 시합에 자기팀을 응원하는 것처럼 거래처에 걸려있는 달력은 은행원들에게 자존심과 같았던 것이다.

#2 B은행 본사 홍보실 조성준(37세ㆍ가명) 과장은 하반기가 시작되면 달력 수량을 어떻게 짤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 조 과장은 "예전에는 VIP용 달력을 따로 만들어 우량 고객에게 지점장이 집까지 찾아가 직접 걸어줄 정도로 달력 자체가 '주거래 고객'을 상징했다"며 "하지만 최근엔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달력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고령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예년만큼 달력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은행들이 80~90년대 '가계부' 책자를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배부하다가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 것처럼 스마트폰 발달로 종이달력을 찾는 고객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 신한 우리은행 전체 달력 수량 변화

KB국민 신한 우리은행 전체 달력 수량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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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둔 시중은행들의 연례 행사는 내년 달력을 인쇄해 고객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달력 제작에 대한 내부 고민이 예전보다 줄었지만 수요는 여전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은행이 제작한 2016년형 달력(벽걸이ㆍ탁상 포함 모든 달력)은 총 637만부로 1년 전(677만부)보다 40만부(6%) 감소했다. 이는 최근 몇년간 이어져온 현상이다. 2014년형 606만부 배포됐던 달력은 이례적으로 2015년형이 677만부로 늘었다가 올해 다시 40만부가 줄어든 것이다.

KB국민은행은 2016년 달력 생산량을 2015년 달력 대비 6% 줄였다. 2015년 달력이 전년(2014년)보다 22% 늘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체 양으로 따지면 다른 시중은행 두 곳을 합한 것만큼 여전히 많다"면서도 "4~5년 전에 비해 수량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벽걸이형과 탁상달력 수량 모두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6년도 벽걸이형 달력을 66만부 찍었다. 5년 전인 2011년도(80만부)에 비해 14만부나 줄었다. 대신 책상에 두는 탁상달력은 같은기간 40만부에서 47만부로 늘렸다. 벽걸이형 달력 중에서 그림은 없고 숫자가 큰 '숫자형 달력'은 같은 기간 30만부로 일정한 수량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주로 달력을 많이 찾는데 숫자형 달력을 특히 선호해 생산량이 일정하다"고 설명했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돈을 많이 번다'는 속설 때문이라도 달력을 여기저기서 찾았지만 이제는 날짜를 보는 용도의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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