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일주일 새 선수 두 명이 축구팬들을 떠난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차두리(35)와 이천수(34)가 은퇴한다. 13년 전 대표팀 막내들로 환희의 순간을 맛본 이들은 어느덧 작별의 순간을 앞두고 있다. 차두리는 7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은퇴식을 한다. 하루 뒤인 8일에는 이천수가 부산과의 경기가 끝난 다음 공식기자회견을 열어 고별사를 한다.
이천수는 "내게 붙는 수식어 중에 '노력 없는 천재'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노력 없이 얻는 결과물은 없다. 그런 얘기를 듣는 게 가장 마음 아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장에서는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스타일이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그라운드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정말 힘들고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고향팀 인천과의 헤어짐도 의미가 있다. 이천수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인천과 계약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했다. 선수들의 봉급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있는 인천의 재정상황이 문제였다. 재계약하지 않으면 다른 팀으로의 이적도 고려해 볼 만했지만 이천수의 최종 결정은 은퇴였다. 평소에 가족들이 있고 익숙한 장소들이 있는 삶의 터전, 인천에 대해 깊은 애정을 보인 이천수를 고려하면 은퇴는 인천과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도 보인다. 이천수는 "특히 고향 팀인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함께한 인천 시민과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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