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5X 출고가 인하는 '루나' 견제용…가격 경쟁 신호탄?

KT·LGU+, 출시 동시 출고가 인하…SKT 전용폰 '루나' 겨냥
이통사간 출고가 경쟁 신호탄…아이폰6S·6S+ 가격 인하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넥서스5X 출시와 동시에 출고가를 인하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동통신시장이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흥행에 성공한 SK텔레콤의 전용폰 '루나'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넥서스5X를 출시하면서 출고가를 SK텔레콤(50만8200원)보다 약 6% 저렴한 47만5200원으로 책정했다. 하루 늦게 제품을 출시한 LG유플러스도 KT와 동일한 가격을 제시했다.

이동통신 3사가 출고가를 달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회사별 전략에 따라 지원금은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는 했지만, 출시와 동시에 서로 다른 출고가를 제시한 일은 거의 없었다.

업계는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전용폰인 루나를 겨냥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내세우며 흥행에 성공한 루나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해 낸 가격대책이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넥서스5X에 최고 지원금(33만원, 밴드데이터 100요금제 기준)을 지급하고 있다. KT는 최고 지원금 대신 출고가를 3만3000원 낮췄다. 15%의 유통망 추가지원금을 감안하면 양사의 실구매가는 16기가바이트(GB) 모델 기준으로 약 6만원 수준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출고가를 우선 낮춘 KT가 공시지원금을 올릴 경우 결과적으로 이미 법정 최고 지원금(33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SK텔레콤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저가 제품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KT나 LG유플러스는 루나에 대항할 마땅한 모델이 없다"며 "결국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출고가 인하라는 카드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계기가 이통사들간 출고가 경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지원금만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사용됐다면, 이제는 출시 초반 출고가도 차별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23일 공식 출시되는 아이폰6Sㆍ아이폰6S플러스의 경우에도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이 많다. 아이폰 사용자들을 초반에 끌어 모으기 위해 일부 사업자는 자사의 재원을 투입, 애플이 공개한 가격보다 낮은 출고가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