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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생일이 일년에 두번?'…창당기념일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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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올해 생일 두차례…창당기념일마저 정쟁 소재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올해 생일상을 두번 차렸다. 지난 3월26일 창당 1주년을 맞이해 기념식을 열더니 6개월 후인 이달 18일에는 창당 60년 행사를 열었다.

새정치연합이라는 정당이 탄생한 것은 일년이지만 민주정당이라는 큰 흐름에서 보면 1955년 조직된 민주당이 그 뿌리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민주당은 당시 집권당이었던 자유당이 초대 대통령에 한해 중임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헌법 개정안을 사사오입이라는 계산법으로 통과시키면서, 이에 반발한 범야권 세력이 규합해 만들어진 정당이다.

새정치연합은 창당 60년을 통해 민주당 시절부터 보수세력과 맞서 싸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창당 60주년은 정치권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논란만 야기했다. 당장 새누리당은 통일민주당을 이끈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정통 야당의 중심이고 이를 깨고 나온 친노(친노무현)계의 열린우리당이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뿌리라며 이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새정치연합은 창당 12주년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야권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새정치연합 60주년 기념식에서 "'창당을 축하하는 논평을 낸 게 엊그제 같은데 60년이라니'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솔직히 60주년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뜨악했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정당의 탄생일을 둘러싼 논란은 우리 정치사의 서글픈 단면이다. 한 정당의 역사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하는 식의 과정은 우리 정당의 수명이 그만큼 짧고 합종연횡이 잦았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당의 창립기념일에 정치권이 민감한 것은 그 당의 역사 인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정부수립일인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하자는 주장에, 일부 독립유공단체가 "일제시대때 임시정부는 어떻게 보는 거냐"고 반발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즉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을 계승했다는 것은 지금의 야당이 민주화를 이뤄낸 유일한 정치세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여야가 서로 '자기쪽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새누리당은 오는 11월 창당 18주년을 맞이한다. 당 홈페이지를 보면 공식 창당일은 한나라당이 출범한 1997년 11월21일이다. 한나라당은 신한국당과 DJ가 떠나고 남은 민주당의 합당으로 탄생했다. 그 전신인 민자당과 신한국당, 그보다 더 앞서 있던 민정당, 공화당 등은 당 역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인 서용교 의원은 당의 역사가 한나라당부터 시작된 배경에 대해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그 전까지가 산업화라는 반쪽의 역사였다면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완전체를 이뤘다는 얘기다.

1990년 노태우 대통령 시절, 민정당과 통일민주당, 공화당의 3당 합당도 산업화와 민주화의 만남으로 볼 수 있지만 완벽하지 못했다는 게 서 의원의 견해다.

다만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민자당까지 역사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창당 시점부터 따지는 이유도 비슷한데다 당의 체계가 본격적으로 갖춰지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정치권 관계자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역사가 오랜 정당이라면 창당기념일이 논란이 될 이유가 없겠지만 우리처럼 당이 자주 바뀌는 구조에서는 (창당기념일이) 정체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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