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도 5년간 계속 감소 추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불황 속에서도 수익을 내는 안전지대로 인식돼 온 정유사의 윤활기유 사업이 위협받고 있다. 수익 지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데다 경쟁 격화, 수요 둔화 양상까지 보이면서 장기 불황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요도 감소 추세다. 2010년 국내 윤활유 총 수요는 약 100㎘에 달했으나 5년 간 꾸준히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에는 약 94㎘까지 축소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윤활유 완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기본 원료인 윤활기유 수요도 동반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윤활기유 제조기업의 가동률은 78%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윤활기유는 그간 정유업계의 효자사업으로 인식돼왔다. 저유가 여파로 적자 폭탄을 맞은 정유부문과 달리 윤활기유 부문은 꾸준히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정유업계가 총 1조원을 웃도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때도 윤활기유 사업은 견조한 이익 흐름을 이어갔다.
업계에선 주요 생산국가의 환경 규제 강화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늘어 하반기에는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선점을 위한 정유사 간 치열한 가격경쟁에 수요증가분이 이를 상쇄하지 못하면서 하락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2013년과 지난해 신규 설비가 늘어나면서 공급도 증가해 예년 대비 좋은 상황은 아니다"며 "시황은 천천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새로운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훈석 화학경제연구원 연구원은 "2011년 2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윤활기유 시장규모는 올해 1조원 초반대까지 축소될 전망"이라며 "환경규제 기준이 까다로워 지는 유럽과 미국 시장을 충족하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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