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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때리는 男' 당국 너무 관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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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올들어 하루 2배 급증 …고미경 여성의전화 대표, 사법당국에 직격탄

힘의 불평등서 오는 성차별적 범죄
사적인 영역 이유로…사실상 방치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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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요즘 세상에도 맞고 사는 여자들이 있냐구요? 물론 있습니다. 아주 많이요."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는 가정폭력 사건을 두고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사단법인) 상임대표는 "늘 있어왔던 문제이지만 경찰과 검찰, 법원 등 사법당국이 가정폭력을 정의하고 다루는 방식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30일 진단했다.

고 대표는 "가정폭력은 단순한 부부갈등이 아닌 힘의 불평등에서 오는 성차별적인 범죄"라며 "상대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폭력 지지적인 신념체계와 태도는 단순한 권고나 조정 등 교정 프로그램으로는 고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가정폭력 가해자의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점을 들었다. 성폭력과 마찬가지로 가정 내 발생하는 폭력 역시 남녀 간 물리적 힘의 차이에 의한 성차별적 요소가 분명하게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정부가 사적 영역인 가정 문제에 간섭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폭력 남성을 이해하려는 가부장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관행이 이 같은 성차별을 더 부추긴다고 그는 지적했다.
가정폭력 신고 시 '홧김에 충동적으로 때렸다' '처음 있는 일이다' 등의 해명으로 간단히 훈방 조치되는 경우가 대다수인 현실도 가정폭력 근절의 걸림돌이다. 엄격한 법 적용과 형사처벌이 없다면 피해자를 반복되는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더 멀어질 뿐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실제로 여성의 사회 진출과 더불어 각종 권리와 이익에 대한 보호 장치가 증가한 반면 가정 내 불평등 관계인 폭력사건은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가정폭력은 하루에 101건 꼴로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48건)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이다. 조원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의원(새누리당ㆍ대구 달서구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건수는 2만1381건, 검거인원은 2만4596명에 달했다. 검거인원 중 구속된 인원은 불과 386명이다.

이에 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 가해자 처벌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 2009년부터 '분노의 게이지' 지수를 발표해오고 있다.

이는 언론에 발표된 기사 중 친밀한 관계(남편이나 애인 등)에 의한 여성 살해 통계를 집계한 것으로, 지난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한 해 동안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114명,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95명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피해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57명이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다. 사적인 영역이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피해는 쉽게 은폐되거나 피해사실이 드러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 대표는 "가정폭력이 심각한 범죄인 이유는 사회에 해악이 되는 모든 폭력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피해자의 인권보다는 가정을 유지한다는 관점으로 가해자에게 관대한 법 집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폭력이라고 하면 신체적 폭력만 이미지화된 경우가 많은데 정서적, 성적, 경제적 학대를 두루 포함한다"며 "가정폭력은 피해 여성의 인권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사회의 기반이 되는 가정의 평화를 해침으로써 안정이 무너진 사회, 너무 위험한 사회를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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