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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150만 백신 못맞아 숨져…상당수 부모 거부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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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이 자폐증 유발’ 낭설 아직 해소되지 않아…의학계 “무관” 결론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예방할 수 있는 질병인데도 부모가 백신을 제때 접종해주지 않거나 거부ㆍ기피해 매년 어린이 약 150만명이 숨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것은 백신이 정신지체와 자폐증 등을 유발한다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이 오해의 근거가 된 연구는 일찌감치 기각됐지만 공포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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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18일(현지시간) ‘저널 백신’에 ‘백신 기피에 대한 WHO의 권고’라는 보고서를 기고해 자신이나 자녀들에게 백신을 제때 접종하지 않거나 아예 거부하는 사람들 탓에 여러 나라에서 면역체계에 허점이 생기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매년 어린이 약 150만명이 사망한다고 밝혔다.
WHO는 백신 기피는 잘못된 정보나 신념, 무사안일 등에 기인한다면서 이런 백신 기피로 인해 특정 전염병에 대한 면역체계를 완성하거나 백신 효과를 최대화하는 작업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신 공포는 일부 의학자들이 퍼뜨렸다. 영국 로열프리병원의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팀은 1998년 2월 ‘장이 안 좋고 행동장애(대부분 자폐증)가 있는 아이 열두 명 가운데 여덟 명이 전에 MMR를 맞은 뒤 이런 증세가 나타났다’는 논문을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했다. MMR는 홍역ㆍ볼거리ㆍ풍진 예방 혼합백신이다. 대장외과 전문의 웨이크필드는 행동장애 어린이를 대상으로 몇 가지를 검사하고 부모와 주치의를 면담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웨이크필드는 2001년 일본 연구자들과 공동으로 장 질환과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의 백혈구에서 홍역바이러스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홍역바이러스가 백신에서 유래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때부터 영국을 중심으로 백신접종 반대 운동이 벌어졌다. 그해 12월 토니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는 늦둥이 레오에게 MMR를 접종했느냐는 질문에 “사생활”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 장면을 본 영국인들은 백신 접종을 더욱 불안하게 여기게 됐다. 홍역백신 접종률이 떨어진 영국에서 홍역이 다시 돌았고 사망자도 나왔다.

미국에서도 백신 공포가 일었다. 일부 학자들은 소아용 백신에 첨가된 부패방지 보존제 티메로살 안에 수은이 들어 있는데, 이 수은이 아이들 뇌에 쌓여 자폐증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웨이크필드 논문은 조작된 것으로 판명났고 ‘랜싯’은 2010년 해당 논문을 철회했다. 티메로살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고 해롭지도 않다고 미국 소아과학회는 1999년 결론을 내렸다.

근거가 없음이 드러난 지 한참 지났는데도 ‘백신 공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독일 베를린에서 18개월 된 남자 아이가 홍역에 걸려 숨졌다. 그 남자 아이는 MMR를 맞지 않았었다. 국내에는 지난 4월 일본 책 ‘우리아이 예방접종의 불편한 진실 7’이 번역됐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쓴 이 책은 “예방접종이 중증장애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미국 연구팀은 MMR 접종이 자폐증 발병과 연관이 없다는 결론을 다시 확인했다. ‘미의학협회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MMR 백신을 맞은 아이들의 자폐계 질환 발병 위험이 더 높지 않았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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