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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동빈 롯데, 구조개혁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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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어제 일본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린 2개 의안을 과반의 지지로 통과시켜, '신동빈 체제'의 길을 열어 주었다. 지난달 롯데그룹 지배의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에 오른 데 이어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함에 따라 신 회장의 입지는 한층 단단해졌다. 이로써 롯데그룹을 흔든 '왕자의 난'은 한고비를 넘긴 모양새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 롯데를 아우른 '신동빈 원톱 체제'의 가시화가 곧 그룹이 직면한 시련의 종착점은 아니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신 회장과 롯데그룹의 앞길에는 경영권 분쟁보다 더 심각하고 본질적인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시장의 싸늘한 눈길, 반(反)롯데 정서가 그것이다. 재계 서열 5위 그룹이면서도 지배구조는 철저히 가려져 있었다. 경영과 인사에서 원칙은 없었고 부자 또는 형제 간의 주장은 계속 엇갈렸다. 그들의 지분은 경영권을 흔들기에는 너무 적었다. 20여일간의 경영권 다툼에서 드러난 롯데의 맨얼굴이다.
신동빈 체제의 구축만으로 그 같은 불신과 우려에 대한 답이 될 수는 없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과감한 경영혁신으로 그룹의 모습을 일신해야 한다. 신 회장은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면서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롯데호텔의 기업공개를 약속했다. 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한 순환출자 해소 계획을 밝혔다. 롯데홀딩스도 어제 임시주총 직후 '법과 원칙에 의한 경영'과 '투명성이 높은 규범 경영'을 선언했다. 이 같은 약속과 다짐이 당장의 어려운 처지를 모면하려는 빈말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밀한 로드맵을 내놓고 실천해야 한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원톱 체제가 가시화한 어제 증권시장에서 롯데 계열사 주가는 혼조를 보였다. 지배구조 개선의 기대감과 형제 간 화해 없는 분쟁의 봉합이라는 우려가 교차한 결과다. 롯데그룹이 한국에서 성공하기까지 정부의 지원과 소비자들의 애정이 절대적이었다는 사실을 오너 일가는 기억해야 한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롯데를 넘어서 대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 기류로 확산된 데 대해서도 부끄러워해야 한다. 롯데 주주는 물론 10만여명의 롯데 직원과 롯데 소비자들에 대한 책임 또한 엄중하다.

롯데그룹은 이번 사태를 낡고 폐쇄적인 경영의 틀을 깨고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신 회장의 어깨는 특히 무겁다. 주주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과감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혁신은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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