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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안 부대의견 모른 척 외면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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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의원, 결산심사 시정요구 국회법 개정안 발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회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에 요구한 부대의견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서는 결산심사에서 정부가 예산안 부대의견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시정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국회는 정부의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모두 49개항의 부대의견을 첨부했다. 부대의견은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가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부에 예산사업의 집행방법 등에 내리는 일종의 지침으로 예산의 전용을 규제한다든지 집행잔액의 용도를 제한하거나 사업부분 변경, 구체적인 사업 방법 등 다양한 내용이 담긴다. 부대의견은 법적인 강제성은 없지만 국회가 예산안에 일종의 지침인 셈이다.
하지만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결산내역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일부 예산안 부대의견을 따르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8월27일부터 29일 사이에 '제1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을 개최하기 위해 2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해수부는 크루즈산업 활성화 지원 예산을 관련 법률의 제정 이후 집행한다'는 부대의견과 배치된다. 해수부는 이와 관련해 "크루즈 관련법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국제 신인도등을 감안해 예산 집행이 불가피했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근거법령이 만들어지기 전에 예산집행을 금지한 예산안 편성 취지와 배치되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향후 해양수산부는 근거법률이 제정된 이후에 신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고, 국회부대의견의 취지에 반하는 예산집행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역시 BK21 플러스 사업과 관련된 국회 부대의견도 지켜지지 않았다. 국회는 예산안 심사 당시 '교육부는 BK21 플러스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2015년에 실시하는 중간평가에 적용될 수 있도록 대학 등 의견수렴을 통해 상대적으로 연구여건이 열악한 지방대학, 인문사회계열 지원에 관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BK21 플러스 사업의 분야별 사업비를 살펴보면 인문사회 지원비율은 16.7%에 불과했다.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분야 재학생 비율이 6대 4인 것을 감안하면 인문사회 지원비율이 현저히 낮은 셈이다. 이 때문에 예산정책처는 "교육부는 과학기술 분야와 인문사회 분야간 지원비율을 정하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결산심사 과정에서 부대의견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시정요구를 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발의됐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예산안ㆍ추가경정예산안ㆍ기금운용계획안ㆍ기금운용계획변경안ㆍ임대형 민자사업 한도액안 및 결산에 대한 부대의견 제시의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한편으로 그 이행 결과를 결산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아울러 정부가 부대의견의 이행을 현저히 게을리 한 경우 국회가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새로 발의한 법안에 담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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